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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BY 새봄이다 2017-09-20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심순덕-

 

 

심순덕님이 쓴 시인데요. 이거 읽으면서 엄청 울었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꺼내서 읽어보면 정말 가슴이 싸하게 아려오는 글입니다.

저는 마지막 구절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구절이 가장 가슴에 남더라구요.

엄마가 되어 보니 엄마의 마음을 헤아린다고 제가 이제서야 철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엄마에게 잘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