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006

학교를 안 가는 학생


BY 2009-06-25

아 글쎄 지금 간다고~~~!!!!

핸드폰으로 엄마랑  싸우는  남학생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른다.

학교를 가고 있다는 남학생은 책가방 없이 교복만 입었다.

자꾸 전화하면 나 학교 안간다고 또 소리소리 지른다.

아마 아침에 학교를 간다고 집을 나섰는데 그 사이 학부모가 또 확인하나 보다.

전화 끊어 끊어 이 말만 몇 번을 반복한다.

시간을 보니 이미 등교시간은 한 참 지났다.

전화를 끊은 학생은 머리통을 잡고 자꾸 가기 싫은데 엄마 때문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얼굴이다.

그러더니 옆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문득 옛날 울 아들 초등학교 때가 생각난다.

학교에서 전화가 왔는데 이 눔이 아직 학교에 도착하지 않았단다.

몇 칠째 독같은 시간에 이렇게 늦으니 결석으로 아니면 지각으로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초등학교 일학년 담임 선생님이 걱정이다.

학교와 집은 애 걸음으로 아무리 늦게 걸어도 십분거리인데.

하루는 등굣길를 뒤따라 가니 매번 같은 그 골목길에 같은 장소인데도 일일히 벽을 만지고

어느 집에 사는 강아지인지 털고르다가 또 쓰레기통 검열까지 하느라 십분 거리를 한 시간이나 더 지났으니

미행하다가 내가 먼저 지쳐서 너 언제 학교 갈거니 ? 소리를 버럭 질렀었다.

그 때 울 아들 나보고 막 울었다.울면서 하는 말이

" 나 지금 학교 가고 있어? 근데 엄만 왜그래?"

나는 결국 아들 때문에 스클 버스를 운행하는 학교에  전학을 시키기 위헤  시골로 온 가족이 이사를 갔었다.

꼼짝없이 버스를 타면 학교 교문 안에서 내리는 등교이니 울 아들은 그렇게 초등학교를 시골에서 한 반에 17명인 곳에  다녔다.

"엄마! 나 17등했어?" 한 번은 성적표를 들고 와서 그러는데

학생수도 17명 성적도 17등인 것을 털래털래  엄마인 나에게 들고오니 그 때를 생각하면  학교를 간 것만 해도 고맙다고 생각한 때라 꼴등 했다고 혼도 못냈다. 

 지금은 그 아들이 고등학생이다. 어찌 된 일이지 고등학교는 기숙사가  있는 학교에 입학해서

내가 오늘은 학교에 갔나 안갔나 참견은 할 필요가 없다.

엄마에게 나 지금 학교 가고 있는 중이야  이렇게 아까 전화로 엄마랑 씨름하던 그 학생이  편의점을 나와서 괘연 하교를 갔을까? 아니면 아직도 갈까 말까 고민 중일까? 긍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