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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아줌마’ 재결합 결사 반대?


BY 리치 2001-03-05


"이제 겨우 홀로서기를 시작한 오삼숙을 내버려둬라. 당당한 '아줌마'를 보고 싶다"

"장진구와 재결합시키느니 차라리 건실한 노총각 봉환과 재혼시켜라"

"아이들을 위해서 오삼숙은 장진구를 용서하고 재결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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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 '아줌마' 열풍을 몰고 온 드라마 '아줌마'가 종반이 가까워지면서 주인공 오삼숙과 장진구의 재결합 여부를 두고 네티즌들의 공방이 뜨겁다고 합니다.

슬금 슬금 이야기의 흐름이 재결합쪽으로 가닥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의견 코너에는 800여건의 네티즌 의견이 쏟아지고 있답니다.

'장진구 같은' 장진구가 이상하게 정신을 차린듯한(?) 대사를 외워대는가하면 시댁 식구들도 제정신을 찾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요.

미디어칸의 김미희가자가 쓴 글입니다. 함 읽어 보시고 의견을 달아 주세요.

일부 '아줌마' 팬들은 재결합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니냐며 일제히 발끈하고 나선것입니다.

전처 오삼숙과 애인 한지원(심혜진)에게 버림받고 위자료로 집까지 날린 장진구가 진정으로 참회한다면 조강지처인 오삼숙은 그를 용서할까?

장진구와 더불어 오삼숙을 '식모' 취급했던 시댁식구들이 개과천선(改過遷善)한다면 오삼숙은 드라마 초반의 ‘착한(멍청한?) 며느리’로 다시 돌아 갈 수 있을까?

김미영씨는 “우리 나라 남자들은 바람을 피워도 본처가 용서하는 게 무슨 전통인 줄 안다”며 “장진구의 지난 잘못을 그냥 덮어주고 감싸주는 게 아줌마의 미덕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서민숙씨는 “오삼숙이 올바른 자아를 이제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는데 재결합이라니 말도 안 된다”며 “장진구와 시댁식구들의 이기적인 생각에 오삼숙이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김미라씨도 “아직도 우리 주변에 만연해 있는 혼자 사는 여자에 대한 편견을 드라마 ‘아줌마’도 버리지 못한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꼬집고 “남편 없이도 행복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이혼녀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여성 팬뿐만 아니라 남성 ‘아줌마’팬들도 재결합 반대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김봉준씨는 “재결합은 시청률을 의식한 억지 춘향식의 결말”이라며 “당당한 아줌마의 모습을 그리고자 한 애초의 기획의도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아이들의 장래’를 이유로 재결합에 찬성하는 의견도 눈에 띈다.

지민영씨는 “우리에겐 이혼해서 자기 길을 걷는 아줌마보다는 자기 것을 손해보며 자기 자리를 내어주는 어머니, 아내, 며느리인 아줌마가 더 정겹다”며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가정의 울타리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영씨는 “재결합을 한다고 해서 아줌마의 홀로서기가 물거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남편과 시집 식구들에게 인격적 대접을 받으며 새로운 결혼생활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혼과정을 자세히 소개해 한때 이혼을 부채질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에 휩싸이는 등 숱한 화제를 뿌렸던 ‘아줌마’.

이 드라마가 재결합으로 ‘어설픈 해피엔딩’으로 끝날지 아니면 마지막까지 당당한 홀로서기를 그리며 ‘새로운 아줌마상(像)’을 제시할 지 자못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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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칸/김미희 기자 mh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