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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점검합시다!! (경험담)


BY 포커페이스 2002-10-30

문득 지난 어느날이 생각납니다.

제가 아가씨때 직장생활할때 였어요.

오전근무만하고 퇴근하던 토요일 따뜻한 오후....

그땐 화창한 봄날이었을꺼에요.

버스 창가에 앉아있자니 따뜻한 봄볕에 눈꺼풀은 자꾸 자울거리고 토요일 오후의 나른함에 흠뻑 취해있었죠.

토요일오후라 거리는 엄청 막혔습니다.

내가 탄 버스가 신호대기중까지 겹쳐서 움직일 기미조차 없었고.

무심히 창밖을 바라보니 모두들 즐거운 주말에 외출준비를 확실히 한듯 잔뜩 멋을 낸 가벼운 발걸음들이었어요.

부럽군... 쩝.

멍~ 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인도로 접해있는 가정집 대문 하나가 딸깍~ 하고 열리는 겁니다.

그때까지도 버스는 움직이질 않고, 대문께를 바라보고 있었죠.

아....

대문에서 걸어나오는 아가씨는....

눈이 번쩍튈 정도로 엄청난 미모의 소유자.

새하얀 원피스를 입었는데 어깨의 소매는 풍성하고 목에는 하얀 리본 가슴앞엔 프릴, 잘록한 허리에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플레어스커트.

검정구두에 검정 핸드백(굉장히 작고 앙증맞은...)을 어깨에 걸치고..(옛날엔 이런게 유행이었죠.)

특히 눈길을 끄는건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

얼굴엔 볼화장까지하고 볼록하게 세운 앞머리를 살짝 들고 손수건으로 톡~ 하고 땀을 찍어내는 거에요.

윽... 완벽에 가까운 복장.

저건 분명 선보러 가는거야... 음~ 확실해...

대문에서 큰 길가로 걸어나올때까지 눈을 뗄수조차 없었죠.

여자인 내가봐도 엄청 예뻤습니다. 그 자태가...

열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좀 이상했습니다.

그녀의 뒷모습이 언뜻언뜻 햇빛에 반짝이는 겁니다.

이상하네?? 옷이 흰색이라 그런가??

더욱 눈을 크게뜨고 바라보는데.

그녀가 큰길가로 나와 왼쪽으로 갈려다 한바퀴를 돌아 오른쪽으로 향했는데 쫙 펼쳐진 그녀의 스커트에서 또 '반짝'하는 거에요.

저는 버스에 앉아서 궁금해 미치겠는 겁니다.

밖에 있었다면 쫓아가서 볼수 있겠는데...

그래서 주위사람들이 혹시 알고있나싶어 사람들 표정을 살폈지만 모두들 무표정...

제발 내앞으로 걸어오기만을 두손모아 기도했죠.

다행히 그녀는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가끔씩 긴 생머리를 멋지게 쓸어넘기며 내앞으로 걸어오는 겁니다.

버스가 떠나지 않기를 또 빌었죠.

다행히 그녀는 내가 탄 버스가 서있는 그 횡단보도앞에 와 섰어요.

근데 불행히도 그녀의 옆모습만 보이는 겁니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그녀의 치마를 건드려 보지만 그 정체불명의 반짝이는 확인할 수가 없었죠.

윽...
근데 이놈의 버스가 움직일려고 하는 겁니다.

그녀는 저앞에 서있는데 빤짝이의 정체를 밝히지도 못하고 가야하다니...

저는 창가에 얼굴을 붙이고서 조금이라도 더 볼려고 눈을 더 크게 떴어요.

차가 부릉~ 하고 움직이더니 그녀앞을 지나치려는 그때. 바로 그때.

그녀가 갑자기 뒤로 싹 도는 겁니다.

마치 내 소원을 들어주는 듯!! 은 내 착각이고 버스가 일으키는 먼지가 싫었나 봅니다.

얼른 그녀의 치마를 보았죠.

아....

그것은....

그녀의 엉덩이께에 달랑거리며 붙어있었습니다.

투명 비닐봉투....

가운데 스티커땜에 떨어지질않고 야물게 붙어있었죠.

여자들만이 알수있는 그것의 정체.

그것은.....

팬티스타킹의 겉봉투였습니다.

아마도 그녀는 스타킹을 꺼내서 봉투를 깔고앉아 신었었나 봅니다.

진짜 깼습니다.

엉덩이에 스타킹 비닐봉투를 매단체 멋지게 걸어가는 그녀.

지금까지의 이미지가 한순간에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버렸어요.

청초한 앞모습에 덜렁덜렁 뒷모습...

나도모르게 웃음이 나는 겁니다.

또 진짜 안타깝기도 하고.

내가 거기 있었다면 얼른 떼주었을텐데...

그녀가 사람들이 북적이는 시내로 들어서기전에 떼야할텐데...
하다못해 선보기 전까지 만이라도...

내가 탄 버스는 떠났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한 저는 버스에서 내리려고 일어서서 내 뒤를 쓱 ?었습니다.

어쩜 저도 저도모르게 저런 실수를 할지도 모르니...

점검!! 점검!!


그 경험이 있은 후 뒷모습에 유난히 신경쓰게 ?瑩? ^^

출근하는 남편의 뒷모습도 신경쓰고 책가방메는 아이 뒷모습도 신경쓰고.....

앞모습 못지않게 뒷모습도 신경쓰자구요... *^^



아컴 님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