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남편 동의하에 집을 처분했습니다
막상 떠나려고 하니 남편이 아이들도 학기중에 옮기면 안되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잡네요
저는 집을 구입하지 못하면 전세라도 내가 정착할 곳으로 가려고 맘먹었습니다
남편은 맨날 이곳 저곳 떠돌아다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회사 생활 정리하면 아마도 자신도 정착해야할곳이 있을겁니다
나이가 43세이니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천년만년 자기가 떠돌아다닐줄 알고
집에 대한 개념이나 애착이 없는것 같아요
그리고 가족이 자기 따라 다니면서 얼마나 힘드는줄도 잘 모르구요
내가 이만큼 벌어다 줘서 먹고 사는데 뭐가 고민이냐 뭐이런식이죠
물론 애 아프거나 몸아파 죽어나가는 사람 가족중에 없어요
그러나 큰애가 여기 전학온 뒤로 적응 부족으로 왕따에 주의력결핍 뭐 그런 진단 받고
저랑 같이 정신과 치료와 교육 받았구요
둘째도 비록 유치원생이지만 첨엔 민감했답니다
벌써 세번째네요 결혼 십년차에
젤 문제는 어른인 저인것 같아요
정서가 영 불안해요 겨울에 발령 시기만 되면 마음이 뜨고 어딘가 가야될거 같고
안정이 안되요
첨엔 천안으로 가려고 했지만 천안은 분양가 넘 비싸고 그냥 아산이 어떨까 싶은데요
지금 알아보고 있는데 신랑은 굳이 전세살이 하더라도 같이 살자고 잡네요
그러나 제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몹시 상해요
좋은 아파트 헐값에 팔고 후진데 애들 엄청 걷게 만들고 차도 못끌게 하고...
이게 뭔짓인지
이사 이리 저리 하느니 그냥 한번 하는게 나을거 같네요 애들이 아직 초등학교일때 옮기는게 더 낮지 않을까요
남편은 사랑빼고는 뭐든지 제 의견을 따른 사람이예요
집팔자고 할때도 오케이 뭐하자고 할때도 오케이 도데체 자기 생각이 없어요
남자가 자기 소신과 고집 주관이 있다면 좋겠는데 무조건 제 의견을 따르니....
따지고 보면 꼭 그런것도 아니죠 엄밀히 말하면 은근히 내가 남편 의견을 따라가는 거죠
저는 여기 오기 싫었지만 자기가 원해서 이리로 왔고(청주나 강원도 갈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집도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어머님이 적극적으로 사라고 해서 샀고
너무나 미래 감각과 욕심이 없는 남편땜에 힘들어요
그리고 어머님한테 나몰래 돈 준것도 괘씸하고 내가 그렇게 마귀 악마같이 나쁜 여자였나?
내가 시댁에 그렇게 야멸차게 못하는 여자였나? 나름대로 한다고 노력했는데
어머님 장례식때 내가 느낀 모욕은 참을수가 없다
맘 같아서는 싫지만 .... 정말 남편도 나를 만지기 싫어하고 나도 굳이 애교
떨기 싫다 서로 너무 지친것 같다
시동생이 법무사니 이혼은 맘만 먹으면 쉽겠지 사촌도 두집이나 이혼해줬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