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 강부자 내각, 영어 몰입 교육의 무리수, 대운하, 민영보험.
악수를 두었음에도,
여당은 과반을 넘었다.
친박연대니 선진당이니, 친박파 무소속이니 합치면, 보수가 2/3을 넘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지역에 기반을 둔 투표는 그렇다쳐도,
서울 민심이 한나라랑으로 돌아섰다.
강남의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시 벨트는 그렇다쳐도, 강북의, 전통적인 야당 벨트도 한나라당으로 돌아섰다.
문제는 뉴타운이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맛을 보았고, 그 가격이 내리지 않길 원했다.
역대 최저의 저조한 투표율 속에서 부동산에 대한 맘이 투표 성향을 좌우했다.
그 앞에서는 대운하니 민영 보험이니 하는 것도 다 소용이 없었다.
우리 집 집값만 오른다면야, 모든 걸 감수할 수 있는 모양이다.
지금도 집값 비싸다.
그래도 더 오르길 바라는 모양이다.
얼마나 이 거품이 더 유지될까?
거품이 끼었을 때, 단계마다 거품을 조금씩 빼 가면서 속도 조절을 해야 경제가 안정되게 성장하는데.
앞으로 거품은 계속 양산될 것 같다.
부동산이란 게 사 줄 사람이 있어야 가격이 유지되는 건데.
값이 오른 내 집을 언제든 사 줄 사람이 있다고 확신하는 것일까?
거품은 언젠가는 터진다는 게 인류의 공통된 경험이다.
대한민국만 다를 거라는 것은 착각이다.
10억도 만족을 못하는 모양이다. 평당 2천, 3천도 만족을 못하는 모양이고, 평당 1억은 되어야 만족할 모양이다.
나는 집을 가지고 있다. 오래 전에 사긴 했지만, 산 가격의 3배가 올랐다. 우리 단지 사람들은 단지 앞에 뭐도 들어서고, 뭐도 들어서고, 도로도 새로 나고. 어느 동네 가격이 얼마인데, 우리가 그것만 못할 게 뭐 있냐. 우리 단지는 저평가되어 있다 해쌌지만.
난 지금도 우리집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우리집 자산을 계산할 때 집값을 넣지 않는다.
부동산 다녀보면 안다. 서울, 수도권.. 개발 아닌 곳이 없고, 호재 아닌 곳이 없다.
심지어 지방도 호재 만발이다.
내 고향은 이른바 대운하가 지나는 지역에서 가깝다. 대운하가 바로 지난다는 게 아니라, 그곳에서 차로 10분쯤 걸리는 지역에 있다.
주변의 농지. 2만원짜리가 20만원으로 올랐다고 한다. 시골 농부 할아버지들 안 판다고 큰소리 떵떵 친단다. 그런데 벌써 외지인들이 손바뀜을 했고, 지금은 살 사람도 없단다. 그래도 더 오를 거라며 큰소리 뻥뻥 친단다.
이번에 고향 갔다가 깜짝 놀랐다. 지방 중소도시. 계속 인구가 조금씩 줄고 있는 도시. 공무원, 교사가 최고 엘리트이자 최고 근로소득자인, 맞벌이 공무원, 교사가 최상위 소득 계층인 그곳에.
농업이 기반인 그 도시에 수입차 대리점이 들어섰더라.
아버지 제삿날 온 사촌은 50대 중반 농부다. 이번에 만났는데, 자기는 이제 큰부자가 될 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운하 하면 자기 땅 값만 백억이 넘을 거란다.
온 나라가 부동산에 미쳐 있다.
오로지. 부동산.
옆의 사람이 죽어나든 말든.. 오로지 내 집값, 내 땅값만 오르면 그만이다.
그런데 과연 계속 오를 수나 있을까?
어느 순간 일본처럼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난 한국경제가 불안하다.
온 국민이 부동산에 올인하고, 부동산 값에 미쳐 날뛰는 한국 경제가 불안하다.
그리고 내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된다.
그리고 지금 무척 슬프다.
적자생존, 많이 물려받은 놈, 능력출중한 놈만 살아남는 시대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바늘귀를 통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늘귀를 통과하는 사람은 10프로에 불과할 것이다.
거품이 붕괴된다면 중산층은 몰락할 것이므로.
사람들은 내 아파트 값 조금 오르는 것에 눈이 팔려, 밑둥이 썩어나가는 것을 모른다.
부동산에 올인하는 지금대로라면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다.
차근차근, 단계마다 거품을 빼가며 내실을 기해야 미래에 희망이 있다.
대한민국에는 양심이 없다.
더불어 살아야 이 사회에 희망이 있다는 걸 망각한다.
오로지 부동산, 아파트값, 돈뿐이다.
진짜 슬픈 날이다.
서울의 투표 결과는 정말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