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99

일부러 불편하게 살기!


BY 미개인 2018-02-19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 뇌는 활동을 멈춘다.

    --에란 카츠--

 

에란 카츠:이스라엘,기업인.

1998년 세계 기네스북 기억력 부문 기록보유자 지정.

 

나는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 뇌는 우리를 지배하려 든다!'로 바꾸고 싶다.

 

편안하게 운전을 하자고 설치한 네비게이션.

가끔 그것이 이끄는대로 갔다가 평소 잘 다니던 길에서도 낭패를 본 사람들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한때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 불렀던 적이 있는데,요즘은 네비게이션이 바보상자인 것 같다.

기억하지 말라고 하고,이정표도 볼 필요 없다며 자기가 가라는대로 가라고 한다.

나는 바보가 되기 싫어서 네비게이션을 전혀 안 쓰고,

대신 미리 지도를 검색해 보고 ,이정표를 열심히 살피는 편이다.

그런데,이번 설날,평소 다니던 길이 아닌 ,새로 생긴 길로 가려다 낭패를 보고야 말았다.

조금 돌아가긴 했지만 그래도 바보는 되지 않았고,색다른 구경도 했으니 기분도 썩 나쁘지 않다.

 

인천 남항에서 새로 생긴 제2외곽도로를 타고 김포의 집 바로 옆에 있는 대곶 IC로 나가렸는데,

미리 검색해둔 학익JC를 통해 옥련 IC로 가는 중에 잠시 한눈을 판 것인지 그만 놓치고 말았다.

비잉~바다 한가운데 설치한 인천대교를 건너,영종도를 거치고,다시 북인천 IC를 지나쳐 버려서 ..

제1외곽도로를 타고 김포 IC로 빠졌는데,뭐~평소보다 조금 빨랐으니...

구경 한번 잘 했네~하고 말았다.

어른들에게 말씀드렸더니 그러게 네비게이션을 설치하거나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을 쓰라시지만,

바보가 되긴 싫다며 그 자리에서 거절~^*^

자정이 넘어 대곶IC로 들어가 인천 남항까지 나갔는데,거기서 다시 헤매느라 밤길을 조금 돌았지만,

덕분에 전에 아이들이 살던 동춘동 부근도 배회하고,이정표로나마 청량산도 구경했으니 괜찮다.

적어도 기계가 명령하는대로 살지 않았으니 ...

 

현대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이 가장 우선시 하는 것은 편리함인 것 같다.

그래서들 아파트로 아파트로 몰려들고 ,그 답답한 새장같은 곳이 좋다며 엄청난 빚을 떠안고 그 빚 갚느라 일생을 갖다 바치다시피 하고들 있다.

나는 좁아터진 가게의 한 켠에 칸막이를 두고 낮에는 이리 치워서 일하는 공간으로 쓰고,

밤에는 저리 치워서 잠자는 공간으로 쓰면서 많이 불편하게 산다.

뿐만 아니라 삶 자체가 불편하기만 하다.

조금 편해지려고 하면 일을 찾아서 벌여놓는다.

개도 서너 마리,토끼도 두 마리,고양이,금붕어등 단 하루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녀석들을 들여서 함께 산다.

그래도 나는 빚이 없고,그래서 한결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

느긋하게 음악을 들을 시간도 많고,강아지들이랑 산책을 할 시간도 충분하다.

틈틈이 텃밭을 일궈 쌈이나 돼지감자를 키워 먹기도 한다.

그래서 늘 몸과 뇌를 부려먹는다.모시고 살지 않고...

기억할 것도 많고,생각해야 할 것도 많으며,보고 듣는 것도 많아서 몸과 뇌가 늘 분주하다.

그래서일까?

5학년 7반이 된 지금도 나는 3학년 1반인 듯 팔팔하게 살고 있다.

몸무게도 41년째 그대로다.

너무 여유가 많아서 저녁이면 동네 체육관을 다니며 두어 시간씩 운동을 하는데,

최근 2학년으로 내려가 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으니 ...불편하게 산 덕분이 아닐까?

 

예전에도 어떤 글에선가 불편하게 살 것을 강조한 적이 있는데,오늘 한 블로그 친구의 블로그를 구경하다가 윗글을 접하게 됐다.

무식한 미개인이 말을 할 땐 안 듣고 싶었겠지만,

세계 기네스북에 오른 사람의 말이라면 혹시나 귀를 기울일까 싶어서 인용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선 아파트에 식상한 사람들이 점차 불편한 단독주택을 찾는단 반가운 소식을 엊그제 봤다.

이젠 사람들이 개.돼지 수준을 좀 벗어나려나?

기득권층들이 대놓고 개.돼지라 불러도 기분 나빠하지 않고 헬렐레~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뭐니뭐니해도 머니가 최고가 아니라 ,인간으로 사는 게 최고지~

인간다운 인간으로 사는 게 최고지~

사는대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대로 살다 보니 ,몸과 뇌를 부려먹을 수 있고,덜 비참하다.

행복하기까지 하다.

 

불편하게 살면서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