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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과 단풍 그리고 세월...함양 상림과 지리산 벽송사(1/2)


BY 초록별 2001-11-28

낙엽과 단풍 그리고 세월...함양 상림과 지리산 벽송사(1/2) <프롤로그> 한결같은 자연, 변하는 자연... 옛 시조 한구절에 선천의구란 말이 있습니다. 변하는 세월에 반해 늘 한결같은 자연을 두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족이 찾은 함양 상림과 지리산에서 자연은 변하고 있었습니다. 함양 상림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인공림 중 최초의 것입니다. 신라시대의 것으로 1100년 전에 최치원에 의해 조성된 숲입니다. 지리산 벽송사는 한국 전쟁때 빨치산활동의 주요 무대였던 곳으로 한때 빨치산의 야전병원으로 쓰이기도 했던곳입니다. 아름다운 가을빛에 눈이 부신 상림과 벽송사에서 산천은 변하고 있었습니다. 1. 함양 상림에서... 숲으로 떠나는 여행이어서 현석이와 다솜이는 숲에서 아름답게 변한 나뭇잎의 모습을 살펴보기로 하였습니다. 학교나 유치원에 내기 위한 것은 아니고 기왕 나선 길이니 자연에 관심을 가져보자는 아빠, 엄마의 작은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상림 맨 위쪽의 마을 입구까지 가서 차를 주차하고 상림으로 들어 갔습니다. 상림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숲을 걷거나, 자리를 펴고 둘러 앉아 가을 숲의 정취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숲 가운데를 통과하는 위천을 따라 산책에 나섰습니다. 상림에는 이미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었습니다. 그 길을 걸을때마다 길에서는 가을이 바스락 거렸습니다. 바람이 불때마다 이미 쌓인 낙엽위로 새로운 낙엽들이 다시 몸을 눕힙니다. 현석이 다솜이와 예쁜 나뭇잎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나무들이 이미 가을에 훔뻑 젖어 울긋불긋 색이 변해 있어 다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단풍처럼 빨간 나뭇잎도 있었고, 생강나무의 노란 낙엽도 아름다웠습니다. 현란한 색으로 변하지 않았지만 서어나무, 나도밤나무, 굴참나무의 낙엽들도 서로 아름다운 색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예쁜 나뭇잎을 볼때마다 현석이와 다솜이는 서로 자기가 찾은 아름다운 나뭇잎이라며 사진으로 찍어 달라고 합니다. 이렇게 나뭇잎 사진을 몇장 찍으며 걷다보니 징검다리가 있는 개울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옵니다. 아이들은 얼른 그리로 달려가 징검다리 건너기를 즐깁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과 편안 휴식을 주는 상림은 신라시대 최치원 선생이 함양 태수로 있을 때 조성한 숲으로 우리나라 인공림중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곳으로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되어 보호 되고 있습니다. 이곳의 조성 목적이 위천의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하니 선인들의 지혜에 탄복할 만 합니다. 지금까지 1100년 정도의 역사를 간직한 이 숲은 만들어진 당시 이름이 대관림 이었는데, 이후 중간 부분이 파괴된 후 상림과 하림으로 나눠졌고 지금은 상림만 남아 1.6km 정도의 길이에 폭은 20m에서 80m 정도 남아 있는데 이 숲에는 120여종 20,000그루의 나무가 있다고 합니다. 상림을 통과하는 냇물에는 아름다운 낙엽들이 떨어져 물과 함께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현석이와 다솜이는 숲길에 떨어져 있는 낙엽들중에 예쁜 나뭇잎을 골라 물길에 띄워 보냈습니다. 누구의 나뭇잎이 더 빠른지 서로 다투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가족 모두가 나뭇잎으로 배를 띄워 시합을 하였습니다. 길쭉한 참나무 잎을 고른 다솜이의 나뭇잎배가 1등을 하였습니다. 상림의 아랫쪽 부분엔 함화루라는 정자가 있고, 그 앞쪽으로 넓은 잔디밭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유치원의 그림 전시회와 중고등 학생들의 시화전이 열리고 있었고, 문화원에서 사진을 배운 회원들의 사진전도 열려 작은 예술 공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우리가족은 다른 길로 거슬러 상림을 돌아보고 햇볕이 좋아 노랗고, 빨간색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곳에서 사진 몇장을 찍고 지리산으로 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