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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 백화산, 신두리사구(2/2)


BY 초록별 2002-05-29

꽃지, 백화산, 신두리사구(2/2) 2. 신두리 사구... 백화산에서 내려와 신두리로 향했습니다. 신두리 사구 지역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에 위치한 곳으로 길이는 약 3.4㎞, 폭은 약 500m에서 1.3㎞이며 그중에서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된 북쪽지역 일부가 천연기념물 제431호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로 지정되었습니다. 신두리에 도착했을 때에도 아직 거센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보호지역으로 들어가는 입구 곳곳에 천연기념물 지정 반대의 깃발과 프래카드들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있었던 흔적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승용차로 길을 따라 사구 언덕을 올랐습니다. 사구를 돌아보고 잡초가 바람에 아름답게 날리는 언덕에서 잠시 멈춰 사진을 찍었습니다. 몸이 밀릴 만큼 많은 바람이 불어 오래 서있기 힘이 들었습니다. 차에서 잠시 내렸던 아이들도 얼른 차에 다시 올랐습니다. 모래 언덕을 막 벗어날 때쯤, 바람에 모래가 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다쪽에서 육지쪽으로 쉴새없이 모래가 밀려들고 있었습니다. 모래가 날릴때마다 하얗게 일어나는 모래 먼지 색깔은 그 부분만으로 본다면 마치 바다와 육지가 서로 비단천을 잡고 흔드는 듯이 보였습니다. 날리는 모래를 카메라에 담고자 차에서 내렸습니다. 차에서 내리자 바람에 날려온 모래먼지들은 손과 얼굴을 세차게 때렸습니다. 모래에 맞은 손과 얼굴이 따거워 얼른 등을 돌려 피해야 할 정도 였습니다. 모래바람 이는 모습을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심한 바람 때문에 차로 돌아와 차안에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모래 바람이 심한 날이면 밤새 산 하나가 쌓인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람이 불어 모래가 날리는 곳, 그 모래바람으로 어떤날은 밤 새 산 하나가 쌓이고, 어떤때는 산 하나가 사라져 버리는 신두리 사구에서 우리가족은 커다란 자연의 힘을 조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자연의 힘으로 서해안의 많은 모래언덕들은 늘 균형을 유지해 왔습니다. 육지에서 비에 의해 떠 밀린 모래들이 바다에서는 해류와 바람에 의해 다시 육지로 오는 균형을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대부분의 모래 언덕들은 개발에 의해 균형을 이루는 조건들이 깨지고 있으며, 더 이상 자연적인 조절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고 있습니다.신두리 몇 남지 않은 원형에 가까운 모래언덕이기에 천연기념물로라도 보존하자는 것이었는데 이곳에도 개발과 보존의 두 깃발이 함께 날리고 있었습니다. 신두리 사구에서 나와 해변으로 나갔습니다. 3.4km의 넓은 해변이 가슴까지 확 트이게 만들었습니다. 그 큰 바다에서는 밀물이 쉼 없이 밀려들고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하얀 포말이 바람에 날리는 신두리 해변을 뒤로 하고 집을 향해 출발 하였습니다. <에필로그> 깃발, 인간의 깃발들... 개발과 보존이라는 어울리지 않은 두 단어의 대립을 신두리 사구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개발을 원하는 주민들의 구호가 깃발이 되고 프래카드가 되어 신두리 곳곳에 널려 있었습니다. 그 깃발을 보며 내 마음에는 어떤 이익을 위한 깃발이 휘날리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이익을 위한 깃발을 만들게 해야 하는지 생각했습니다. 신두리에 심한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