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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인 음악학도들의 화려한 밤


BY kyou723 2007-06-05

주독일 한국영사관에 의하면, 베를린에 5000 여명 가량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별로 많지 않은 숫자인 것 같은데 그 응집력은 이곳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많이 이루어지는 추세이다.

이곳 독일땅을 처음 밟은 이들은 광부와 간호사들이었고, 이후 태권도사범이나 유학생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처음 스타트를 끊은 한국인들의 성실한 노력이 명실공히 현재 독일 내 한국의 이미지를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년 전부터 한국은 미국 및 여러 선진국과 함께 독일이 인정하는 외교국 관계상 A등급 국가로 부상했다. 몇 달 전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한국 자동차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보며 얼마나 기분이 우쭐하던지... ‘해외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더니’ 속으로 배시시 웃었었다.

하여튼 70년대의 광부와 간호사들은 각각 결혼을 하여 현재 한인2세들이 성장해 곳곳에 그들의 영역을 굳혀가고 있다. 초기 유학생들은 한국으로 돌아가 각자의 위치에서 리더자 그룹을 형성하고, 독일에 남아 있는 지식인들 또한 주류그룹으로 손색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는 음악하는 유학생들이 독일을 찾는 것 같다. 학비가 무료거나 저렴한 이곳 나라는 교육에 있어 지상천국인 것 같다. 음악으로 밥먹기 힘든 한국의 현실을 볼 때 과감하게 독일 땅으로 건너와 공부하고 터전을 잡고자 하는 이들에겐 기회의 땅일 수 있다.


지난 5월 27일 저녁 9시, 베를린에서는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다음날인 28일이 오순절 쉬는 날이기 때문에 밤 늦은 시간을 택한 것 같은데, 의외로 많은 이들이 공연을 지켜보았다.

베를린 시티교회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베를린 내 한인교회인 ‘베를린 제일교회’의 음악인재들이 오케스트라를 형성해 펼친 무대였다.

‘Via Dolorosa'를 부르며 좌중을 자신의 호흡 속으로 끌어당긴 남성 솔로와 이후 이어진 클라리넷 독주 및 트롬펫과 피아노 이중주의 하모니도 기분좋은 선율이었다.

이후 화려한 하모니의 극치인 앙상블 오케스트라에서는 ‘Adagio fur Streicher(현을 위한 아다지오)와 ’A Never-Ending Alleiuia(영원히 주를 찬양하여라)‘를 연주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독일인들도 참석해 그들의 아름다운 연주를 지켜보며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을 깊이 각인했으리라.

시티교회와 집이 가까운 탓에 나 또한 가족들과 함께 음악회를 감상했는데, 오랜만에 한국적 정서를 흠뻑 만끽하고온 좋은 기회였다.

내가 보아도 예쁘고 신비스러운 그들의 모습이 독일인들에겐 더 깊은 인상으로 남았을 거라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우리나라.... 먼 이국 땅에서 오늘도 자신과의 싸움을 이기며 캐리어를 만들어가는 미래의 인재들...

배움의 둥지를 키워서 한국의 이름을 빛내주길 바란다. 다소 고리타분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조국은 당신들을 믿는다.


박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