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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매장탐방기-(4) 자툰(SATURN)


BY kyou723 2007-09-05

독일 최대 가전유통업체인 자툰(SATURN). 베를린에서도 여러 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다.  며칠 전 남편을 따라 비텐베르그 역 근처에 있는 자툰매장을 찾아갔다. 평소 기계치인 탓에 전기제품만 보아도 머리가 아프기 때문에 꼭 필요한 제품을 사는 이유 외에는 잘 들르지 않는 편이다. 이러한 나와는 달리 카메라나 기계 및 전자제품에 관심많은 남편은 항상 자툰으로 아이쇼핑을 가자며 눈을 반짝인다. 자툰만 갔다 하면 매장을 질주하며 신나하는 것을 보면 꼭 장난감 매장에 온 어린아이 같다. 내 남편 말이다.

비텐베르그 역에서 카데베 백화점을 건너편으로 마주보고 쭉 걷다보면 자툰이 있다. 이곳은 명품이 즐비한 쿠담거리와 가깝기 때문에 행인들이 발걸음이 많고, 조금 걷다보면 그 유명한 베를린의 동물원이 가깝기 때문에 언제나 거리는 인산인해다.

자툰매장을 들어서기 위해 큰 건물을 들어서니 왼편에 요상하게 생긴 조형물이 있다.

남편 왈 ‘유리로 만든 거대한 물시계’라고 한다. 자세히 보니 모래시계처럼 쫄쫄쫄 물이 흘러가서 내려가는 모양이 시간을 가늠하는 것 같다. 그래도 몇 시인 것은 알 수 없으니 나에게 준다 해도 무용지물이겠지. 조금 더 지나가니 현란한 색깔로 눈을 자극하는 화려한 조명이 눈에 띈다. 불빛의 세기는 그리 강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저 장식에 지나리라 생각하며 발길을 돌린다. 베를린에 ‘주민으로 살기 6개월’에 봉착하니 바라보는 시선이 이제 생경보다는 모든 사물이 생활의 동반자 같다..


▲ 이게 시계래요~~


▲ 화려한 수정조명

땅층을 비롯해 총 5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자툰 매장은 가전 및 전기제품은 죄다 모여있는 것 같다. 내부 구조는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어 쇼핑객들이 편안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또한 4면이 투명유리로 되어 있어 내려가면서 각층을 구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비교적 유명한 브랜드의 전기제품은 한국매장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곳에서 관절에 쐬어주는 원적외선 제품을 구입했는데 최고 좋은 질이어도 그리 큰 값을 지불하진 않았다. 한국에 계시는 시아버지 선물로 구입했는데, 엄청 비싸게 구입했다고 생색이라도 내야 할 것 같다. ㅎㅎ...


▲ 4면이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 내부

특히 이곳은 영수증을 잘 보관해야 한다. 이곳은 문서화가 생활화 되어 있기 때문에 영수증이 없으면 어떤 것도 되돌릴 수 없으며, 영수증이 있다면 사용했어도 타당성이 있으면 전액환불이다. 문서화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야기를 하자면, 한 번은 독일인 친구가 핸드폰이 없다며 나에게 잠깐 빌려써서 한 번 통화하고는 1유로를 건네는 것이다.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는 일이어서 “됐다”고 했어도 극구 1유로를 손에 쥐어주는 것이다. 잘 아는 사이임에도 서로에게 에누리가 없으며 1유로를 빌렸어도 문서화 해서 사인을 받아내는 문화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다시 매장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이색적인 것은 매장의 프로모션이나 기타 제품을 소개하는 것을 모니터화해서 직접 찾아볼 수 있도록 배치하고 있다. 아마도 신종기기들은 거의 대부분 진열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홍보하는 것도 가지각색이다.


▲ 에스컬레이터 올라오는 곳에 선 미모의 아가씨. 게임에 빠져 있을 아이들이 무지 좋아하겠군~~

 나도 반해서 찰칵~~


▲ 에스컬레이터 올라가면서 아래로 보면 찍음....

 

▲ 아니 울 서방님이 장바구니 들고 앞에 가시네 그려~~매장이 깔끔하고 통로매대에 사진처럼 할인세일하는 상품들이 보인다. 


▲ 각 회사별로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모니터를 비치해 두었다.

 

▲ 지금은 할머니가 된 삐삐... 내 어린시절의 자화상이자 우상이었는데... 너무 반가와서 삐삐할머니를 콕 박았다.

 

▲ 상품진열대의 모습


▲ 스파이더맨이 천장에 붙어있다. 독일 어린이 프로에도 자주 등장하는 스파이더맨.. 우리 큰딸녀석이 좋아하는 아저씨. 난 못생겨서 싫어~~

이곳에서는 우리나라의 유명 가전제품 회사도 즐비하다. 냉장고나 세탁기, 텔레비전도 우리 제품이 눈에 띈다. 길거리에서도 우리 제품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를 보면 우리 제품이 왕왕 눈에 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가 더욱 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포츠담광장에 가면 ‘소니센터’라고 하는 큰 건물이 있다. 일본의 기업이 큰 건물을 세운 것인데, 가끔 그 건물이 탐이 날 때가 많았다. 우리나라도 내노라 할 만한 건물을 베를린에 우뚝 세우는 날이 오면 좋겠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손을 꽉 쥐곤 한다.

내가 세워? 말어? 어느새 난 공상 속에서 베를린을 휘두르는 기업가로 변신해 있다.

생각은 자유다. 생각하고 생각해서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오늘도 깊이 생각하리라.




박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