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공활한데 .......
아껴둔 여름휴가를 고이 꺼내서 떠나본 가을 초입의 여행!
길지 않은 시간이라 세계4대 박물관에 든다는 대만 국립 고궁 박물관을 염두에 두고 발걸음도 가볍게 출발.
타이완은 지리적으로 북쪽으로는 한국과 일본,남쪽으로는 홍콩과 필리핀의 중앙에 위치하여 천연적인 다리역할을 하며,
섬의 북쪽에서 남쪽끝까지 중앙산맥으로 이어져 있다.
기후는 북부는 아열대 기후,남부는 열대 기후라고 하는데 대만에 도착해보니 몹시 후텁지근하고 우리의 여름을
생각하면 딱 좋을 성 싶다.
냉방이 너무 잘 돼서 얇은 가디건이나 점퍼하나는 꼭 지참해야 한다.차속에서 감기 걸리기 딱 알맞으니까....
국립 고궁 박물관을 시작으로 대만 알아보기에 나섰는데,루블이나 바티칸 박물관보다 더 심하다.
외부와 입구 로비 외에는 사진 촬영을 전면 금지하여....눈으로 담아오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신석기 시대부터 청왕조에 이르기까지 5000년 중국 역사의 귀중한 유물을 약 62만점 전시하고 있는데 제대로
구경하려면 20년은 봐야 한다나 어쩐다나...
중국 왕조별 도자기와 공예품,온갖 보석과 장신구들이 얌전히 진열관속에 자태를 뽐내고 사진 한 장 담지 못한
아쉬움을 열심히 보고 가이드 말에 귀기울이며 듣는 수 밖에 ....
용산사라는 도교사원인데 대만에서도 도교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참 특색있게도 도교사원이면서 앞쪽으로는 불상을 모셔놓았고 불교사원 역할도 한단다.향을 가득 모아쥐고
머리 조아리며 기도하는 수많은 대만 사람들을 보며 우리네 고즈넉한 산사가 새삼 그리워짐은 ....
얼마나 향을 많이 피워대는지 큰아들 붙잡고 겨우 사진 한 장 찍고 자욱한 향 속을 헤엄치듯 빠져 나왔다.
향을 엄청들 좋아하시는구나....ㅎㅎ
헌화하는 꽃도 공양물도 향들도 크고 많고 알록달록 현란하다.
(먹거리들을 파는 가게가 대부분이라 할 정도로 음식점이 많았고 가격은 참 저렴한편~~!!)
(두리안을 막 들여놓는 가게 앞에 서니 그 냄새가 스믈스믈...지독햐..어머나..게들이 자해할까봐 발을 꽁꽁 묶었다...ㅎㅎ)
(엄마...저기..저거...으악....코브라닷~~!!!뱀탕집인데요.....)
(방송국에서 취재 나왔더라구요~~!!! 소문난 집인가부다~~!!)
용산사를 빠져나와 조금만 걸으니 대만 야시장이다.우리나라 재래 시장과 별반 차이가 없네. 오후 5~6시 사이부터
장이 서는데 대만은 집에서 요리를 거의 안해먹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사서 끼니를 해결한다고 한다.(80%정도)
그야말로 여자들의 천국이라나?
며칠을 지내며 그 말이 저절로 이해가 간다. 아침 일찍부터 세븐 일레븐을 포함해 온갖 크고 작은 가게에서 김오르는
식사를 판매하고 있었다.오토바이 족들이 말레이지아만큼 많던데 무엇보다도 여성들이 더 많이 눈에 띄네.
부르릉 타고 와선 가게에서 아침을 사가는 모습,점심때도 식당이 차고 넘치는 모습,저녁도 모든 음식점들이 성황을
이루는모습들....그래...모두 모두 사서 먹는구나...참 신기하여라~~!!!
근데 여자들은 넘 편하겠다.
맞벌이를 한다해도 한국에선 여자들의 일이 과히 줄어들지 않는데...대만이란 나라...너무나 합리적이고 용감한
나라라고 해얄까?
대만의 명동이라하는 서문정 거리로 쇼핑을 나섰는데 먹는걸 좋아하다보니 카메라에 담아 온것도 온통 먹는 집이다.
태극기가 걸린 한국 떡볶이 집도 보이고,별의 별 요리가 손님들 발길을 기다리며 준비되어 있다.
여기서도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는 대단해서 한국인이라고 말하기보다 대장금하면 단박에 알아듣는다고 한다.
근데 문제는 대장금하고 나서의 의사소통 문제!
한시간여 서문정 거리를 자유 쇼핑하는데 대만 사람들도 영어는 참 안된다.
간단한 음료수 종류를 물어보는데 지쳐 바디 랭귀지를 하다시피해서 밀크티를 사서 먹었다.
그리고 빨대 구멍이 어찌나 커던지...갸웃갸웃하며 쑤욱 빨아먹으니 동글동글한 찹쌀떡이 쓩쓩 올라온다.
나중에 물어보니 대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료수란다.아하~~!!! 아가씨가 제대로 골라주긴 했군~~!!!
이리 저리 둘러보며 지친 다리를 쉬는데 식사만큼 훌륭한 처방이 또 어디 있을까?
갖은 야채와 고기를 취향대로 덜어서 무쇠 철판위에 지글지글 볶아 먹는 맛~~!!
이름하여 몽골리안 바베큐.
싱가폴에서는 한번만 볶아주고 뷔페 음식을 덜어 먹었는데 여기서는 몇번을 담아서 먹으라고 권하고 식탁 중앙엔
샤브 냄비가 팔팔 끓고 뷔페 음식도 깔끔하니 대만 인심이 좋게 느껴질 수 밖에.ㅎ
우리랑 입맛이 비슷한가 했더니 한국인이 가는 곳은 현지인들이 먹는 원래의 맛이 아니란다.
우리의 입맛에 맞춰 독특한 향을 거의 빼다시피 했다는데...그래서일까? 나는 무지 잘 먹었고 김치 생각도
덜했으니까...^^*
(자! 드뎌 호텔로 안착! 날아랏~~!!! 오호~~!!아우야...받아랏~~!!! 양말 야구공이닷~~!!)
(오늘 하루 일정 마무리하는 중.하루 보고 느낀 점을 기록하는 울 형제들~~!!)
느긋하게 저녁을 마치고 호텔에 들어선 울 형제들,단박에 저녁 먹은 힘을 과시하였고, 한차례 몸풀기가 끝나자
조용히 하루의 일정을 정리하고 있다.친분이 있는 여행사를 선택한지라 과일 바구니를 보내는 센스까지....
밤에 대만에 있는 아빠 고향친구를 만났는데 얘기 나누다보니 여고 선배다.
하루 종일 차만 마셔댄지라 늦은 밤이지만 캬라멜 마키아또 와 치즈 케잌 한 조각을 먹고 11시 30분 가게문을 닫자
근처 주점으로 가서 새우 튀김과 모듬회를 시켜서 맥주랑 얘기랑 반반~!!
3000~6000원 정도 하는 저렴한 가격의 안주들이 수수한 접시에 나름 치장하고 소담스레 나오는데 야식문화가
잘 발달했다는 가이드의 말처럼 여기 저기 두런 두런 소박하게 마주 앉아 얘기 꽃들을 피운다.
밤새 나다니지 말라는 여느 다른 나라와 달리 맘편히 아무데나 쏘다니며 먹고 얘기하고
대만에서의 첫날은 이렇게 하루를 훌쩍 넘겨버렸다.
김성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