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206

1박2일 남도여행-(2)


BY myho2 2008-03-27

 

순천 로얄관광호텔에서 피곤한 하루를 잘 쉬고 아침나절  몇방울씩으로 잦아든 비속에서  그 유명한 갈대밭을 보기위해 순천만자연생태공원으로 출발.비온후 라서인지 차들도 인적도 드문 청량하고 한산한 순천시내가 깔끔하니 한눈에 들어온다.아직 만개하지 않았지만 동백나무 가로수가 퍽이나  인상적이다.

순천만 자연생태관에서  다양하게 정보를 쌓고있다.하구갯벌이라는  순천만,갯벌의 종류와 갯벌에 사는  생물들,각종 철새와 알들에 관해 모형으로 잘 설명이 되어있고 '순천만의 사계'라는 영상물을 보며 한껏 가까운 순천만을 느끼게 된다.

세계5대연안습지의 하나이며 한국관광공사 최우수 자연경관선정등의 수식어를 떼놓더라도 10월 갈대축제때 어김없이 방송가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순천만을 익히 보아온지라 아! 하는 감탄사와 더불어 꼭 그 갈대밭 사이를 누비고 싶었다.

자연생태관을 둘러보고 난 다음 갈대숲 탐방로를 따라 걸으며 국내최대규모의 드넓은 갈대군락을 몸소 체험하는 감동이란....용산에 올라가 셔터만 눌러도 누구나 사진작가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백배해 밤새 내린비로 길이 좀 질척이기는 했지만 말할수 없이 청량한 공기속에 힘든줄도 모르고 부지런히 용산을 올랐다.
산과 만과 갈대밭이 어루러진 아름다운 장관!
용산 전망대에서 하염없이 순천만을 굽어보며 욕심껏 카메라에 그 모습을 담는다.찰칵,찰칵,찰칵...!물때를 잘만나면 전국의 사진작가들에게 그리 사랑받는다는 S자형 수로를 담을 수 있다는데 마냥 시간을 지체 할 수는 없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군데군데 갈대 베어진 자리가 훤한데  자연생태보존과 파란새싹이 돋아 아름다운 갈대 꽃봉우리를 피우기 위해 2008.3~4.30일까지 갈대베기 작업을 하고 있단다.벼베기후 볏짚 샇아놓듯 갈대를 쌓아 놓은 모습이 가을걷이 모습같다.이리저리 넓은 갈대밭과 용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니 금새 배고파진다.예약해놓은 대원식당이란 순천 한정식집으로 향하는 걸음도 빨라진다.

남도의 음식은 어떨까 기대가 너무 컸든지, 예쁘게 상차림하고 서빙되는 퓨전 한정식에 길들여져서인지 투박한 상에 화선지깔고 들여오는 밥상이 조금  실망스러웠다.굳이 차이점을 찾는다면 양태,데갱이,씰룩게반찬등이 처음보는 소박한 반찬이었고 남도답게 밤젓(전어내장이 밤처럼생겼다고.)석화젓,토하젓등 젓갈류가 많았다.마루로 올라서자 마자 신발 가지런히 정리해주시는 아주머니의 친절 또한 맛난  반찬이 되어  거하게 식사하고  낙안읍성으로 이동.

 

순천시 낙안면에 있는 조선시대 성곽유적으로 성,동헌,객사,초가가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성과 마을이 국내 최초로 사적 302호에 지정되었다고 한다.조선태조 6년91397)에 왜구침입에 맞서 이고장 출신 김빈길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토성을 쌓아 방어했고 300년후 인조 4년(1626) 임겨업 장군이 낙안군수로 부임하여 현재의 석성으로 중수했다.


개나리와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려 둥글고 노란 읍성의 초가들과 얼마나 예쁘게 어울리는지,흙과 돌을 이겨 세운 토담이나 볏짚 이엉을 둘러쓴 돌담이 어깨너머로 훤히 들여다보여 다정스럽기 짝이없다.지게도 져보고 절구도 찧어보고 장작으로 불을 지펴 떡을 쪄내는 모습도 보고 지금은 사라진 추억의 물건들에 흠뻑 빠져보았다.

짚물공예,낙안읍성국악교실,대장금세트장,낙안서당등을 두루 돌아보며 정말 세트장처럼 어여쁜 마을에 문득 반지의 제왕의 호빗마을이 생각날 정도.바람불어 다소 쌀쌀했지만 옛것을 익히는 마음은 뜨겁기만 하다.

이제 서울로 가기전 마지막 목적지 송광사를 남겨두고 이리저리 출발시간을 가늠하며 차를 달리는데 송광사 가는 길목에 고인돌 공원이 우릴 유혹한다.

멋진 경관의 주암 호수변에 한껏 눈길을 주고 가다보니 17000여평에 달하는 넓은 고인돌 공원이 나타난다.1991년 완성된 주암댐 건설로 인해 수몰지역에 있던 선사 유적들을 옮겨 복원해 놓은 공원이란다.날씨 탓으로 거의 우리가족이 유일한 손님이 되어 여유롭게 유적을 관람하는 행운도 누렸다.

송광사는  승보(僧寶)사찰로서 해인사(법보사찰),통도사(불보사찰)과 함께 한국의 삼보(三寶)사찰이다.일주문을 지나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보슬비가 내리는 산사를 향하니 여행 끝자락이 경건하기조차 하다.조계산 자락에 드리운 운무가 먹물풀어 그린 수묵화 한점 같기만 하다.고요히 법당안으로 걸음 옮기며 평온하고 즐거웠던 남도의 1박 2일에 절로 감사하게 된다.

과거 송광사의 규모를 미루어 짐작할 비사리 구시.즉,밥통으로서 조선영조이후 국제를 모실때 손님의 밥을 저장했던 통으로서 약 7가마분의 밥을 저장할 수 있단다.사찰내 박물관이 5시에 문을 닫기에 서둘러 관람하고 승보전,지장전등으로 가만가만 자리를 옮긴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이라 나도 모르게 한컷 눌렀는데 아주 유명한 우화각이다.사시사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빼어난 경관 중의 하나이다.비에 젖은 산사를 뒤로하고 전나무 숲길을 걸어내려오며 짧은 남도여행의 방점을 찍는 순간 가슴 가득 충만한 봄나들이의 추억으로 이 봄 그저 행복할 듯 하다.



김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