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17

속상한 마음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각자는 무엇을 하고 있나요?


BY 나도아줌마 2000-08-11

사연들을 쭉 읽어 봤는데 초보 아줌마의 한 사람으로서
참 마음이 아프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군요
하지만 대부분 공통점은 남편과의 관계에서 오는 문제-
맞벌이 주부는 가사와 육아에 대한 분담과 불평등문제,
권위적인 남편에 대한 불만, 전업주부라면 그런 관계에서
오는 자아의 상실감-이거나 시집식구들과 겪는 갈등문제-
이건 진짜 각자의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것 같습니다-가
주종이네요.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여자가 겪는 불평등이
그야말로 심각하다는 반증아닐까요?
왜 부모님에 대한 효도의 의무는 며느리만 져야 합니까?
결혼과 동시에 딸은 친정부모님들에게 물질적으로 어떤
보답도 해 드릴 수가 없고 일년에 한 번 두번 친정에 갈까
말까 합니다. 명절날은 어림 반푼어치도 없습니다.
여자들은 무조건 시부모님에게 복종해야 하고 떨어져 살면
안부전화 자주자주 해야 하고 같이 살면 집에서 꼼짝도 할
수 없고 남자들은 어쩌다 한 번(2달에 1번-이것마저 안 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할 겁니다)처가에 전화를 하면 착한 사위라고
합니다.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이렇게 불평등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그냥 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은 일시적인 위로가 될 뿐
근본적인 해결을 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남자만이 대접받는 사회 분위기를 바꾸는 첫걸음은 잘못된
호주제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결혼과
동시에 원래 주민등록 초본에 X자가 쫙 그어지고 남자집안에
이름이 올라갔을 것입니다. 일단 그 집 식구가 됐는데 친정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내 가족은 법적으로 시집식구입니다.
만약 분쟁이 일어나면 나는 시집에서 잘 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왜냐면 그 집 식구니까요.
그러니 이런 현실을 옳지 않다고 생각한 많은 어머니들이
자식에게 여자 팔자로 살게 하지 않겠다고 아들아들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자꾸 아들이 대접받는 악순환이 계속
됩니다. 남자들만 호주로 인정하고 소위 대를 이어가는
악습이 법률로 명시되어 있는 한 가정에서의 불평등도
개선되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아줌마 여러분!
이렇게 서로 아픈 사연을 얘기하고 다독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저도 여기 오니까 참 동지를 만난 거 같아서 기쁩니다)
실제적으로 우리가 바꿔야 할 것들도 생각해 보고 힘을
합해 봅시다. 세상의 반은 여자가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