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931

남편의불륜을바라보는심정


BY 절망 2000-08-23

직장잘나가던 커리어우먼이었요
결혼 15년이 훌쩍 지나가버렸군요 연애기간까지 합하면 그와 내가 같이한 시간이 만 17년입니다 그가 직장을 옮긴 2년을 빼면 하루도 같이하지않은 시간이 없을 정도로 우리는 싸움 한 번 않하고 그져 서로를 잘 이해 한다고, 가장 완벽한 부부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어요.
그런데 직장을 옮겨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그는 밤으로 무척 외로웠던가봅니다. 저는 저대로 직장에서 십수년가 ?向틸?그 잘난 승진에 대한 욕구와 나를 인정하는 수많은 직장동료들의 관심과 더 큰 도시에서의 자녀교육을 핑계로 근 2년을 주중 한 두번 그를 집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었어요
그래도 나는 내 남편이 여자를 사귀리라고는 정말이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사람이었어요
그는 언제나 가족에게 자상하고 나에게 정말 잘해주었거든요. 객관적으로 그의 직장동료들은 문론 내 친구들 그리고 심지어는 여느집 슈퍼아줌마까지도 그를 보면 신랑이 너무 좋다고해요 나는 그런 사람을 정말 사랑하고 내 자식보다도 더 사랑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행복이 정말 일순간에 무너지더군요
그도 외로웠겠지요. 새로 옮긴 직장동료들과 이런 저런 술자리를 가지면서 만나게되는 숱한 술집 종업원들과의 잦은 접촉이 그런 화를 자겨왔지 않았나싶어요
모든것을 이해하면서 내가 알게된 그날 나는 모든걸 포기하고(내 개인의 비젼 모두를...)그가 있는 곳으로 자식들을 데리고 옮겼어요.
정말 영화같았지요 이런 일이 내게도 일어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다/... 그러다 말입니다. 근 1년이 다되어가고 있어요 그 악몽이...
나는 의붓증에 시달려요. 그는 절대 다시는 않그런다고 그런일 없다고 하는데도....
그를 믿어왔던 그간의 내 심적 부담이 너무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겠지요
휴대폰 단말기에서 가입한 위치추적 장치를 매일 보면서 (이것이 내겐 더할수 없는 병적 증거겠지요) 그는 그가 가 있었던 장소를 한사코 내게 말하지 않아요. 나는 알고 있는데... 기계가 잘잘못된건지 그가 거짓말을 하는지. 그는 나를 정말로 사랑하고 있노라고 왜 그리 못믿는냐고 슬픈얼굴로 말해요. 나는 미칠것같은 심정을 누르며 하루하루를 지내요/ 이런 기분 알고 계신분 어디 없나요?
나는 성격이 남에게 모진소릴 못해요. 우리 신랑에게도 마찬가지예요 정말 직장생활 완벽하게 하고 자식농사 잘 하고 결혼생활 완벽하게 소화하고 살아온 사람 내 스스로 잘난 인생이라고 자부하고 살아왔던 인생이 지금은 최근 1년간 물거품같은 삶인것같아요
내가 알기엔 우리 남편 아직 그 술집여자와의 관계를 청산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의심이 나를 옥죄이고 있지요 더불어 더할 수없이 착한 남편을 내가 괜스리 의심하여 괴롭히지나 않는지 그것이 더욱 괴롭구요/
나는 성격에 정말 문제가 있나봅니다.
아님 내 추측이 맞는지도.....
어제는 너무 괴로워서 집을 나갔드랬어요
근데 마땅히 갈곳이 없더라구요 시외터미널에서 가가운곳 표를 끊고 갔다가 왔다가 했어요. 차창밖을 보며 무언가 정리하고 싶었는데 집에 와서도 잘 정리가 않되고 있어요
내가 죽어 없어져야 내 스스로 편할 것 같은데 우리 새끼들이 걸리고 그의 슬픔에 빠진 모습이 못내 불쌍하구....
죽음이란 정말 쉽지않은 해결책이더군요.
나는 수면제를 사서 모아놓았어요. 편히 잠들 방법이 그것밖에 없을것같아서
그러나 많은 시간들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실행에 옮기지는 못해요.
한편으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그를 미워하자. 미워하면 괴로움이 줄어들것만 같았거든요
잠시는 정말 그랬어요.
미운사람때문에 내가 왜죽어야하나 라는 의연함도생기더라구요
그런데 근본적으로 그는 착한사람이에요
그를 미워할 수없었거든요 모든 불행의 시작이 나로인했던거예요
그의 직장이 옮겨졌을 때 내 모든 욕심을 버리고 같이 왔어야 했던거예요
내가 그런 결단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그가 유혹에 빠졌다고 생각하니 내 스스로 나를 용서할 수없는 그런 슬픔에 빠져버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