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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이나마 들었어요.


BY 나도여자 2002-07-13

나, 우리 남편 참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맹렬하게 싸울때는 정말 쳐 죽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대요.
아니면 지근지근 밟아 죽이거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2달 겨우 넘을 동안 살이 10Kg이 빠져서 몸이 힘들어 죽겠는데 어젯밤엔 왜 밤에 운동하러 안가냐고 남편이 묻더라구요.
부인이 아프면 더 보듬어 주고 사랑해줘야하는거 아닌지..
생각해보면 제가 몸이 아플땐 항상 싸움이 있었어요.
저는 아파서 힘들고 짜증이 나고 그런 나를 보는 남편은 얼굴 찌푸리고.
남편이 어려워서 항상 긴장 상태.
남들은 우리집 오면 집이 참 깨끗하다고들 하는데 우리 남편은 집이 항상 어지럽고 지저분하다고 하고.
싸우기만 하면 내 정신상태가 틀렸다고 하는 남편.
어렵게 자라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정신력을 최우선으로 하는 남편.
갑상선 그거 별것도 아닌데 나보고 엄살이 심하다고 몰아부치는 남편.
식은땀이 뻘뻘 나서 어지러울 정도인데도 벽에 거는 선풍기 하나 안 사주는 남편.
부동산이 비수기라 2달 동안 일이 없어 수입이 없는지라 짜증이 나는지 요즘 계속 저기압.
오늘 아침 교대역에 기자와의 약속이 있어서 나가야 했는데 집앞에 산책도 못 나갈 정도로 힘이 없는게 어떻게 거기는 나가냐고 해서 결국엔 약속 평크.
기자분한테 정말정말 미안해서 쩔쩔매면서 겨우 사정사정.
이제는 싸울때마다 거의 손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그 큰키에 손을 번쩍 쳐올리면 대단한 위기감 느낌.
이젠 나도 죽어라 싸움.
미친새끼, 성격도 지랄같은게, 유치한 새끼..등등.
나, 결코 처음부터 이러지 않았는데 사람이 천박해지고 단순해짐.
정말 내가 부부싸움할 때 이런 심한 말까지 하고 살지는 몰랐는데.
우리 남편.
나한테 자꾸 정떨어진다고 하고.
나는 집에만 있으니 점점 돌이 되는것 같고.
이런 나를 남편이 혹시 무시하진 않을까 열심히 책도 읽고 신문도 보는데..
남편이 날 죽이겠단다. 그래서 나도 널 죽이겠다고 했지.
겨우 결혼 4년 반.
우리 이렇게 심하고 무섭게 싸워도 되는건지 정말 걱정이 많다.
이젠 엄마도 애도 안 봐주신다고 하고.
몸이 아프니까 정말 여러가지가 괴롭고 뒤틀린다.
주머니에 돈도 없다.
35만원 받은거 다 썼다.
우리 남편 생활비 좀 한꺼번에 주지 꼭 조금씩 나눠준다.
드러운 새끼.
오늘은 정말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절실한 날이다.
혼자 누리고 싶은게 너무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