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91

[오늘의미션] 어른들 잔소리 대처법


BY 사교계여우 2019-05-12

음.. 다들 설날이라 내 또래 사람들은 명절 때 잔소리를 한 바가지로 듣겠지 싶다. 그게 아니더라도 자리가 불편하거나. 개인적으로는 후자에 해당하는데, 명절 잔소리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나름 고찰을 끄적여 본다.



일단 잔소리를 왜하는지 생각해보자. 생각해보면 사실 심플한데 그냥 남 인생이 궁금한 거다. 남 인생이 궁금한 사람은 본인 인생이 안정적이다는 뜻이다. 자기 사는 게 바빠 죽겠는데 남 인생 궁금하진 않다. 그런 사람은 절박하지 않은 사람이다. 자고로 사람은 자기 배가 뜨뜻하면 괜스레 남 인생이 궁금해진다. 못나가는 어른은 시골에 안 오거나, 오더라도 입을 다물고 있지 않은가. 요약해보면, 경제적으로 안정권에 접어든 사람들이 남 인생이 궁금해지니까 이런 저런 질문으로 잔소리의 포문을 여는 것이다.



그러면 질문 받는 사람은 그 욕구를 해소해주면 된다. 나는 못났고, 너는 잘났다 해주면 된다. 심플하다. 거기다 대고 뻐득뻐득 이겨보겠다고 자존심 부리면 분위기가 갑분싸 된다. 그리고 어찌보면 사실이지 않은가. 자존심 센 사람은 차라리 시골에 안 가는 게 답이다. 아니면 자리를 피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하지만 상황을 피할 수 없을 땐, 그냥 너털 웃음 지어주면서 "아 예, 그러게나 말입니다." "아이구 참, 제가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됐네요 허허헣" "알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정도 해주면 좋다. 혹은 뭐가 잘 풀렸더라도 자랑하지 않고,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뭐 한게 있나요 허헣." 해주면 좋다.



개중에는 좋은 잔소리도 있을 뿐더러, 잘하면 질문하신 어른의 지갑을 열 수 있다. 혹여나 자존심에 돈 안 받는다고 똥폼잡지 말자. 사람은 스쳐지나가도 돈은 남기 마련이다. 그걸로 교재값이나 인강값이라도 해서 이를 아득바득 갈고 취업해야되지 않겠나. 정말 그런 소리를 못 듣겠는 사람은 대답의 시작을 "아이구~ 제가 뭐 그렇죠 허헣"으로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일단 생각할 시간을 버는 것이다. 기분 나쁘다고 멀뚱멀뚱 입다물고 있으면 갑분싸 시작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세상 사는 지혜이다. 앞으로의 20대 취준생활에는 더 지옥문이 열릴 것이다. 안 그래도 그지같은 취준인생. 좀 여유있게 생각해보자. 중국에 대장군 한신도 힘이 없었을 때는 시비거는 백정의 가랑이를 지나갔다고 했다. 그에 비하면 명절 어른들의 잔소리 따위야 허헣. 지금은 남들에게는 얕보이더라도 자신에게는 최대한 충실할 때이지 싶다.





덧. 사실 시골 안 가는 게 최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