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26개월 쌍둥이 남아를 둔 직장맘이에요.
과연 내가 살림의 여왕의 틈에 낄수는 있는걸까 하는 의문이 살짝 들기는 했지만, 제 나름대로 힘든상황에 잘 하고 있다고 생각되어 한번 도전해보아요~
이벤트 패키지가 왔는데 뙇~ 왕관과 살림경력서를 보고는 과연 아무리 친한 동네 엄마들을 불러도 이건 힘들겠는걸?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ㅋㅋ 직장맘이면서 조리원동기인 몇몇 아기엄마들에게 전화를 했더니 흔쾌히 같이 하자고 해서 우리집에 모였답니다.
제가 아기낳기 전까지는 다른건 몰라도 냉장고, 서랍, 옷장, 수납장등 공간정리하는것은 자신있었거든요. 근데 이제는 과감히 자신있게 냉장고를 드러내기 부끄러워지더라구요. 아무래도 살림에 육아에 직장까지 수퍼맘 흉내를 내려니 버거운것도 사실이구요...
그래서 이번기회에 냉장고도 정리하면서 내가 그동안 뭘 잘했었고 뭘 못했는지 반성하는 계기를 갖게 되어서 나름 보람있었습니다.
우선, 저의 정리의 원칙은,
1. 싸다고 사재기 해놓지 않는다.
2. 3개월이상 안쓴물건은 평생 안쓸 가능성이 있다.
이것입니다.
냉장고도 비슷한 논리로서, 필요한 물건이 떨어질때까지 구매를 안해요. 싸다고 두세개 사놓아도, 눈에 안보이면 없는줄알고 또 사게 되니깐요. 그리고 남은 음식이 없게 요리를 하는게 원칙이에요. 밥도 모자라더라도 딱 먹을만큼만 짓고요... 식구 수가 규칙적이니 몇번의 시행착오로 맞는 플라스틱 컵을 이용해서 한컵반 정도면 하루를 먹더라구요.
그러나... 2년전 태어난 쌍둥이 아가들은 저의 이런 원칙과 일상을 많이도 바꾸어놓았죠... 일단, 애들은 일정하게 밥을 먹지 않죠.... 밥을 안먹다가도 어느순간 더 달래기도 하고요... 반찬도 필 꽂히는것만 먹고 그러다가 잘먹어서 다음끼니에 또 내놓으면 안먹죠... 이거 잘먹네? 해서 그반찬을 좀 많이 해놓을라 치면 그다음부터는 거들떠도 안보고요.... 아가들 둘 건사하다보면 저나 신랑은 밥먹는것도 잊고있다가 늦은시간에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울때도 많아요. 그러다보니 기본적으로 인스턴트 식품을 사서 쟁여놓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래와 같은 냉장고 상태가 되었구요... 그나마 냉장고 두대중 가장 양호한 부분을 보여드리고 있는거에요.....ㅎㅎㅎㅎㅎㅎ
그래도 우리 조리원동기 친구들은 저보고 냉장고 깨끗하다고 칭찬을 하더라구요???? ㅋㅋㅋㅋㅋ
일단 전 아기들 물건 (감기약, 해열제등비상약, 유산균 생균, 아기들 로션, 썬크림, 유기동 샴푸등등) 을 한칸에 모두 모아놓아요. 돌잔치때 들어온 로션류가 많은데 1년안에 쓸 자신이 없더라구요. 아가것이라 유기농이고 아무래도 금방 상할수있잖아요? 여기까진 좋아요...
그바로 아래칸도 양호하답니다. 정신없는 아침시간에 신랑과 내가 먹을 빵과 잼, 콘푸레이크등을 넣어놓는 칸이에요. 우유는 칸이 나트막해서 같이 넣을순 없지만, 나머지는 여기 다 있으니 냉장고 문을 자주 열지 않아도 되고 늘 있던자리라 신랑도 편해하고요...
이제부터가 문제죠..?
세번째 칸은 아기것과 우리것이 같이 있구요.. 주로 남은 찬밥과 썰어놓은 과일을 보관해놓아요.. 수박이나 파인애플같은경우, 양이 많아서 한번에 다 못먹는경우가 많거든요. 그럴때는 여기에 넣어서 보관하고 아기들이 찾으면 주거나 신랑도 먹고 싶을때 언제든 꺼내먹어요. 찬밥은 정말이지 이렇게 보관하고 싶진 않지만 이렇게 되더라구요... 변덕쟁이 아기들이 저의 일상의 변수이기 때문에......ㅋ 그러나 찬밥은 늘 저의 뇌속에 한군데를 차지할 만큼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이라... 늘 남는 찬밥은 제가 1.5일 내에 제 뱃속으로 처리합니다..ㅎ 그러나 안쪽에 보면 오래된 것들이 쏠쏠히 나오더라구요. 안쪽까지 잘 봐지지 않는게 문제죠... 보통 인스턴트 음식 , 짜장 등을 여기다 넣어놓지 않는데... 아마도 친정엄마가 몇일 아기를 봐주시면서 넣어놓으셨으리라 생각되어요... (끝까지 내잘못 아니라고....ㅋ)
네번째는 아기들 먹으라고 산 스트링치즈와 육아땜에 지친 남편과 함께 아기들 재워놓고 먹을 맥주... 근데 이 맥주도 여기저기에서 한 캔씩 나오네요...ㅋ 이 맥주들도 여기저기서 모아서 한군데 몰아넣어놨구요... 아기들 주려 샀던 젤리와 호두등도 다 꺼내서 우리집에 놀러온 친구들과 싹 먹어버렸어요....ㅎㅎ 먹어서 없애는게 최고죠....ㅋ 그리고 인스턴트 짜장도 여기저기서 나온게 총 5개정도 되던데 한군데 모아두었다가, 주말마다 먹어야겠어요 ㅎㅎㅎ
암튼 저도 2년간 정말 전쟁과 같은 육아를 하면서 살아왔다 생각이 들어요.
처음엔 아~귀찮아 했는데,,, 막상 해보니 재미도 있고, 나름 제 원칙을 다시한번 깨우치게 되었고, 지저분한 냉장고를 보고 반성도 많이 할수잇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는데... 너무 쑥스러워서 얼굴에 삐~처리를 필히 해달라 하더라구요..ㅋㅋㅋㅋ 근데 의외로 왕관~ 너무 잘어울리고 이쁘더라구요? 평생언제 이런 왕관 써보냐? 이러면서 서로 찍어주고 카톡으로 사진 공유하고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