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khsongs 조회 : 1,112

[15회] 외근하러 간 날

제 15회 아줌마의 날 기념식을 위해 오랜만에 서울나들이를 했네요. 

수원에 살고 있어 서울 한 번 가는게 큰 부담이었고 시간도 오전 10시경이라 애들 학교 보내고

서둘러 집을 나섰답니다.

전업주부로 살아온 15년!

마침 아줌마의 날 행사도 15주년을 맞이해서 왠지 꼭 참여해야만 할 거 같은 생각이 간절하더라구요. 

두 아이는 중2, 초등 6학년이 되었고 저는 점점 아줌마의 삶으로 침잠해가는 시기였습니다.

애들이 훌쩍 자라 엄마손이 덜 필요하다 싶어지가 나도 사회생활을 하고 세상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런데...

모든 게 그렇듯이 경력 단절 15년은 새로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저의 자존감과 자신감마저 무너뜨려 놓았더군요.

마음만은 엘리트고, 뭐든 다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정작 저를 받아주는 곳은 아무데도 없더라구요.

그렇다고 형편없는 급료를 받고 몸으로 떼우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구요.

나와 같이 경력 단절에 몸부림치는 다른 아줌마들은 어떤 삶을 살고 어떤 모습인지 아줌마의 날 행사에서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역시 살림경력서 작성에서 대상을 타고 우수상을 타신 분들은 남다르더군요.

집에서 살림을 하면서도 전문가처럼 자신의 일상을 낱낱이 기록하고 잘하는 분야 하나를 키워나가는데

집중하더라구요.

오한숙희님의 말씀처럼 자신이 잘하는 것을 키워나가서 주변에 알리고, 처음에는 나눔을 목표로 하다보면

나중에 수입이 된다는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분들이더군요.

그래서 저도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기로 했답니다.

저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좋아하고 독서를 통해 배우는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쪽 분야로 집중해 보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주위에서 방과후 지도사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곳을 알아보고 있답니다.

전업 15년차 아줌마의 일상에서 작은 희망을 퍼올리는 계기가 된 제 15회 아줌마의 날 행사는

엄마들의 삶이 가슴 뭉클하도록 아름답고 사람을 살리는 큰 일임을 깨닫게 하였고, 더불어 자신의 존재감을

믿고 세상으로 나가 사람들과 교류하며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어요.

내년 16회 아줌마의 날에는 저도 결혼 후 처음으로 새로운 이력서 한 줄을 새겨넣은 사람이 되어 있으리가

다짐하면서 제 15회 아줌마의 날 참여후기를 마칩니다.

대한민국 평범한 아줌마들의 삶을 응원하는 아줌마닷컴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