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오혜민 조회 : 500

[16회] 웃음꽃이 피어났던 홈파티 후기입니다.



5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하죠?


돈 나갈 일은 많은데, 나한테 해당되는 날은 없는..


라디오에서 이 이야기를 하는데 속으로 무릎을 탁 치면서 정말 깊게 공감했어요.

그래서 항상 기다려지는 매년 아줌마의 날이에요.


올 해에도 5월 31일 아줌마의 날이 돌아왔어요.



 



사회에 묻혀지고, 가정에서는 희생하는 아줌마를 위한 배경으로 탄생한 아줌마의 날이

벌써 16회를 맞았어요.






 1회부터 다양한 주제로 개최된 아줌마's DAY.

16회에는 '아줌마, 꽃을 피우다'라는 문구와 함께 해요.


피워낸다는 단어가 해당된 지 참 오래된 것 같은데, 마음이 살랑살랑해지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누구와 함께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새롭게 아줌마가 된 동생이랑 이웃집에 살던 동생을 초대했어요~


어릴 때는 결혼을 할 거라고 막연히는 생각했어도

이렇게 아줌마 신분을 체감하는 날이 오니까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새삼 세월이 느껴집니다.




 


오기 전에 차려 놓고 보니 뭔가 열심히 만들었던 것 같은데 몇가지 안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기에 김치만 꺼내놓으면 될 것 같아요.
 




사실은 한우114에서 받은 소고기로 구이를 해 먹이려고 했어요.

소고기 구이를 먹을 일이 자주 있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뜯어보니 불고기 감이어서 함께 먹으려고 끓이던 된장찌개에 얼결에 퐁당~.


평소에는 소고기 넣을 일이 없었는데, 채소랑 버섯 그리고 소고기까지 넣으니까 맛이 참 좋더라구요.

일단 양념할 것도 없이 만드는 법이 간단해서 좋은 된장찌개!


금새 줄어드는 게 눈에 보여서 흐뭇했던 메뉴였어요.

역시 소고기가 들어가니까...ㅎㅎㅎ





여러가지 맛 보면 좋을 것 같아서 뚝딱 만든 단호박 샐러드.







 



사실 날씨가 더워져서 차가운 면류도 하나 할 까 하다가 만들었는데, 잘한 것 같아요.


고기 양념할 때 처음으로 써 본 미림이 고기 잡내를 싹 잡아주는 게 크게 느껴져서 깔끔했고, 아삭아삭한 오이가 시원했어요.


고추를 넣어서 혹시 별로 안 먹을까 하고, 타파웨어통에 담아뒀는데

보기에도 예뻐서 좋더라구요~

뚜껑이나 통 자체가 두툼하니 탄탄해서 뜨거운 물에 설거지하거나 날씨 영향도 조금은 덜 받지 않을까 싶어요. 

예쁘고 탄탄해서 참 좋은 타파웨어!










파채 양념에 넣어도 좋은 미림!


평소에 파절이 먹을 일이 없어서 몰랐는데, 찬물에 뺀 대파랑 부추 섞어서 무쳤더니

맵지도 않고 고기랑 궁합이 딱 좋더라구요~


일부러 조금만 무쳤는데, 잘들 먹어서 조금 더 할까 아쉬웠어요.




여러가지 만들려다보니 소고기 양을 줄이기위해서 불고기에 채소를 넣어봤어요.

고구마를 넣고 싶었는데, 집에 없어서 대신 감자랑 당근을 넣었어요.


소고기는 핏물을 닦고(냄새를 줄여준대요.), 미림+생강+후춧가루에 재워둡니다.

한입 크기로 잘라둔 감자,양파,당근은 볶다가 재워둔 소고기와 양념(다진마늘,;간장, 설탕, 미림, 물)을 넣고 끓여줍니다.

마지막에 파를 썰어서 넣어주세요.

버섯 등을 추가하시면 더 맛있을 것 같아요.






 


맵게 양념한 소고기를 넣고 돌돌 말은 김밥이에요.

너무 달달한 양념들만 있나 싶어서 조금 매콤하게 만들어봤어요.


만들면서 하나 맛 봤을 때는 얼얼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하나도 안 맵더라구요;;;



 



예전에는 김밥꼬다리가 좀 창피하고, 도시락에는 넣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푸짐해서인 지 더 사랑스러운 부위(?)예요.



소고기가 처음 받았을 때 마음에 들었던 게, 마블링이 고루 퍼져있으면서도 기름기가 많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맛이 깔끔하고 여러 요리에 사용할 수 있었어요.


안 매워서 그런지 오히려 동생들은 잘 먹더라구요.








감자층이 훨씬 깊은데도, 아래 깔린 고기층의 맛이 진짜 진하더라구요.


사실 다른 메뉴 먹을 때는 미림의 진가를 모르다가 이거 먹고 느꼈어요. 미림 안 넣었더니 고기 냄새가 정말 진했어요.


나쁜 냄새가 아니라, 고기 특유의 냄새인데 고기 좋아하는 동생은 고기만 먹더라구요;;;




동생도 그렇고, 이웃집 동생도 그렇고

이유식 먹이려면 소고기 자주 사야 할 텐데 인터넷에서도 구매하는 게 신기해서

한우114 알려줬어요.


이렇게 말해줘도 꼭 나중에 다시 물어보던데, 이번에도 그럴 것 같아요.

 



고기도 먹고, 새우전도 먹고.


골고루 먹이고 싶어서 메뉴를 짠다고 짰는데, 먹는 건 손님 자유라는 걸 깜빡했어요. ㅎㅎ












 


우려했던 대로 저만 먹고 있네요.

다행인 건 동생들이 고기를 가져가는 비율과 제가 오이고추를 가져가는 비율이 비슷하다는 거에요.




















미리 얼려뒀던 커피 얼음이 안 빠져서 당황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고 맛있게 먹어줬어요.


동생만 빼구요. 동생은 우유 안 먹는다고 해서 그냥 탄산 꺼내줬어요.




 




맵고, 뜨거운 거 먹고 나서 먹으니까 정말 좋더라구요.

언제 이렇게 날씨가 뜨거워졌는 지 모르겠어요.


집에들 갈 때 햇볕이 따가울 텐데, 이제 아줌마들이라 해 진 뒤에 보낼 수도 없네요...ㅠㅠ








 


미리 구워뒀던 쿠키랑 파운드케이크도 꺼냈어요.


마블이라 단면이 다 다른데, 요 모양은 꼭 사람 얼굴같아요. 달봉이 닮은!!! 아니면 머털이?









 




마늘빵은 전에 구웠을 때 아무도 안 먹길래 일부러 조금만 구웠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이거 딱 세 조각만 남아있더라구요.

맛 만 봤네요. ㅎ




 


다 크고, 이사를 가고, 결혼을 하면서 얼굴 볼 날이 줄어들었어요.

연락을 가끔 하면서 놀러오라고, 한번 보자고 말은 하면서 날을 잡는 게 어려웠는데

아줌마의 날 덕분에 핑계 대고 다같이 모일 수 있었어요.


함께 공유하고 있는 어릴 적 동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멤버여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동생들을 보내고 제게 남은 건 설거지...ㅋㅋㅋ


그나마 만들면서 정리해가면서 한 게 정말 다행이었어요.



그리고 오늘 모임에 함께 고생해 준 테이블 매트!


요거 깔아두고 밥 먹어서 상은 가볍게만 닦아줘도 되네요. 정말 좋아요. ㅠ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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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심심풀이로 시작했던 냉장고 상태 진단에서..






저는 11점을 받았어요;;

무려,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점수..


냉장고에 넣는다고 다가 아닌 건 알고 있었지만, 다른 정돈법이 있다고는 생각 못 했거든요.

높은 점수쪽의 방법을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타파웨어에서 냉장고 상태 진단도 하고, 정돈법도 배울 수 있어서 동생들에게도 보내줬어요~

집에 도착하면 또 아줌마로서 할 일이 많겠지만, 차리지 않고 먹었던 한 끼가 좋은 기억으로 남으면 좋겠어요.


저도 당연히 잊지 못할 것 같구요.





다음에 생각하니까 나물 무쳐놓은 것도 안 꺼내고, 깻잎도 안 내놨더라구요;;

소고기하면 무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깻잎도 궁합이 좋은 식재료라고 해서 싸 먹으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이런 실수를....ㅠㅠ


다음에는 생각한 거 잊지 않도록 메모도 해 놓고, 더 맛있는 거 차려서 불러야겠어요!

(날은 더워도 미림이랑 타파웨어 들려 보내니까 멀리 불렀어도 조금 덜 미안해집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