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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와 건강


BY 이철호 2004-04-26

최근 연예인의 누드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한 연예인의 누드집이 올라있는 인터넷 사이트가 접속량의 폭주로 인해 다운이 되는가 하면 인터넷은 물론 모바일을 통한 누드 서비스도 실시되고 있다. 또한 한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과반수 이상이 동거와 혼전 성관계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와 무관하지 않게 동거를 소재로 했던 드라마가 별다른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고 높은 시청률을 올린 사례도 있다. 몇 가지를 더 열거하지 않더라도 유교의 보수적인 도덕규범이 계속 되어온 한국에서도 성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성개방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미혼이든 기혼이든 아직까지는 어떤 이유에서도 산부인과를 찾는다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조기발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도 산부인과 찾기를 주저하여 질병이 악화된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생리의 이상 변화만 잘 관찰하여도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다. 여성이 생리를 시작하여 폐경이 되는 기간까지 28일 주기로 규칙적으로 생리를 한다면 500번에 가까운 생리를 하게 된다. 한번에 5일쯤 생리를 한다고 했을 때 기간으로 따져보면 약 2500일, 약 7년의 기간동안 생리를 하는 것이다. 생리처럼 여성에게 귀찮고 불편한 것도 없지만 생리는 임신 여부를 알려주는 것 외에 몸의 전반적 상태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생리 때 나는 냄새는 주로 적혈구 속에 있는 철분으로 인한 것으로 흔히 금잔디 또는 비린내가 나는데, 만약 생선 썩는 냄새가 난다면 질염이 생긴 경우이다. 가임여성이 갑자기 생리량이 많아지면 자궁이나 난소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는 초음파 검사를 받은 뒤 자궁이나 난소의 이상 여부를 파악한다. 어지러움을 유발할 정도의 심한 출혈이 아니면 관찰하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계속 반복되는 출혈이 있다면 자궁출혈을 막는 치료와 함께 빈혈치료를 시작한다. 반면 생리 기간이 2일 이내로 줄거나 평소보다 유달리 적으면 난소 기능의 장애로 인한 무배란이거나 조기 폐경의 가능성이 있다. 젊은 여성들의 경우 폐경이 아닌데도 생리가 없다면 다이어트를 하다가 무월경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여성 호르몬 형성에 기본이 되는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이때는 다이어트를 중지하고 호르몬 기능이 정상인지 알기 위해 호르몬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출혈이 있다면 자궁에 이상이 있다는 적신호이므로 바로 산부인과를 찾아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임신 기간의 출혈은 임신에 따른 합병증을 말해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자연유산, 자궁외 임신 및 태반에 이상이 있는 융모성 질환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 부부관계 뒤 생기는 출혈은 주로 염증이나 감염질환이 많다. 이때는 골반에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 생명과 연관이 되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증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으며 자궁내막증은 심한 생리통을 동반한다. 만성 간질환, 신장질환, 혈액질환이 있을 때도 뇌, 난소 등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이상을 일으켜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경구피임약을 복용할 경우에도 불규칙적 출혈이 생긴다. 경부 피임제 복용자의 30∼40%가 사용 1∼3개월 동안 출혈을 경험한다는 통계가 있다. 피임약을 불규칙적으로 복용할 경우 잘 생기는 현상인데, 복용 기간만 정확히 지키면 차차 좋아진다. 생리를 단순히 귀찮은 월례행사로만 생각하지 말고 몸상태를 알려주는 신호임을 알면 평소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산부인과가 너무 어렵고 두려운 곳이라는 생각을 버리자.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맞이하는 장소도 산부인과가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