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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선택은????


BY jeanee 2003-02-12

------------------------------------- 님! 님은 혹시 전업주부신가요? 전 지난 11월 중순에 제왕절개로 애를 꺼낸 직장맘입니다. 병원 선택의 기준, 시설이 좋은지 나쁜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의료진들의 양심의 재.부재라고 봐요. 첫 애라 얼떨결에 의사가 권유하는 대로 제왕절개로 애를 낳고 보니 후회막급이더군요. 후회막급 정도가 아니라 애 낳은지 세 달이 가까워 오는데도 아직 산후우울증의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았어요. 전 6시간여의 진통을 겪고 결국 제왕절개로 수술을 했습니다. 자궁이 안열렸냐구요, 진통을 못견뎌 제발 수술해 달라고 애원했냐구요, 골반이 벌어지지 않았냐구요, 다 아닙니다. 경험이 없었기에 몰랐지만 지금와서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게 수술을 했어요. 진통한 지 4시간도 안돼서 자궁 10cm 다 열렸구, 수술 전 1시간 남짓만 진땀나게 아팠지 견딜만한 아픔이었구, 아이도 1차 골반을 지나 2차 골반까지 진입한 상태였습니다. 근데 돌연 애가 위험하다고 수술을 하재더군요. 2차 골반에 끼어 더이상 진행을 못하는 것 같다구요. 근데 골반에 진입했단지 1시간도 안된 애를 진행을 못한다고 섣불리 수술 권유하는 의사 놈, 제 돈벌이 생각하고 일부러 그랬을 가능성 있지 않을까요? 또 모르죠. 제 골반이 조금 작다는 말 운운했던 놈이니, 마취과 의사도 없는 작은 병원인데 비싼 마취과 의사 제 맘대로 콜해 놓고 취소할 수 없어서 억지로 수술할 핑계를 갖다 붙인 것인지도...... 주변 사람들 반응도 대체로 제 억측이라기 보단 가능성 있는 쪽으로 많이 기울더군요. 그럴 밖에요. 자연분만 하면 남들 다 하는 관장도 안했지, 수술 직전에 소독하면서 위쪽 체모만 제거했지 미리하는 아랫쪽 체모는 제거도 안했지, 수술하기로 한 지 채 10분도 안돼서 재주도 좋지, 어떻게 그렇게 빨리 마취의를 콜해올 수 있었는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넘 많아요. 님도 경험하시겠지만 애가 나오기 직전 증상은, 대변이 마려운 듯한 상태를 지나면 아랫배쪽으로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들어가거든요. 근데 전 아랫배로 힘이 들어간 지 채 30분도 안돼서 수술하자는 의사놈 겁주는 말에 수술을 하고야 말았답니다. 친정엄마가 허리를 다쳐 병원에 못 오시는 바람에 경험없는 저나 제 남편이 그 의사놈 농간에 놀아난 거죠. 시어머님도 옆에 계셨지만 우리 어머님 워낙에 겁이 많으신 지라 산모랑 애기가 위험하다는 말에 수술하라고 하시더군요. 애기가 얼마나 위험한 상태였는지 의학적 소견이 부족한 저로선 사실 잘 모릅니다. 근데 위험한 상태의 산모가 과연 '이렇게 진통 다하고 수술하면 나 너무 억울해, 억울해.' 하는 말을 할 수 있으며, 도대체 회음부 절개는 언제 할까, 절개를 하면 얼마나 아플까 그 걱정을 했겠습니까? 남들은 진통이 너무 심해서 회음부 절개를 한지 안한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제 애낳은 억울함 하소연 할려고 이 글을 썼다기 보단 님께 먼저 애낳은 엄마로서 조언을 드릴려고 글 올린 건데 군더더기가 많은 글이 되어 버렸네요. 애 낳은 얘기만 나오면 늘 이래요. 님 병원 선택은 시설이나 오가는 편리함을 찾기 보다는요, 그 병원의 제왕절개 수술율은 얼마인가, 출산 후의 모유수유를 적극 권장하는 병원인가 아닌가 하는 것들에 더 신경써서 선택을 하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상술 개입 안시키고 되도록이면 자연분만과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병원이라면, 낯갗 반반한 미소로 사람을 현혹시키는 병원보다 좀 불친절하더라도 그 쪽을 선택하는 게 낫습니다. 그리고 양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병원의 사람들은 그리 불친절하지도 않답니다. 양심이 바르니 오히려 사람을 신심으로 대해 더 친절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병원 거리가 좀 먼 것에 신경을 쓰셨는데, 임신 중 적당한 몸놀림은 오히려 순산에 도움이 된답니다. 전 직장에 다니는 관계로 임신 중 몸무게가 18kg이나 불었는데도, 우리 딸아이 승주 출생시 몸무게는 2.82kg에 불과했어요. 직장에 다니니 본의 아니게 태아에게 운동을 많이 시켰던가 봅니다. 님! 꼭 기억하세요.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님의 순산과 모유수유를 위해 여러 모로 살피고 따져 병원 선택하세요. 제 소견으론 어정쩡한 개인 병원은 절대 안되고, 꼭 의료진이 충분하고 개인적인 상술이 배제될 만한 큰병원을 찾아 애 낳으세요. 제왕절개 수술, 그거 말처럼 쉬운 일 아니예요. 얼마나 고통스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요. 부득이하게 개인병원에서 애 낳으실 거람 꼭 그 병원의 제왕절개 수술율을 확인하신 후 낳으세요. 님 질문에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만 맺습니다. 전 제왕절개 수술의 억울함을 요즘 우리 애기 젖먹이는 기쁨으로 달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