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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후의 임신에 대해 궁금해요..


BY jeanee 2003-02-27

우선 상심이 크셨겠네요. 용기 내세요. 글을 읽다보니 님의 사정이 저랑 너무 비슷해서 위로차 답글 올립니다. 우선 전 71년생이구요, 결혼은 2001년 11월에 했구, 2002년 2월 24일 임신 7주쯤 된 태아가 자연유산 되었답니다. 저같은 경우는 전문용어로 뭐라 하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전 일반 계류유산이랑은 좀 틀린 경우였던 것 같아요. 병원에 가서 임신 여부 확인하고 딱 6일 후에 유산이 됐는데, 자다가 극심한 체증 비슷한 통증이 오더니 통증 후 2시간 정도 지나서 살덩어리 비스무리한 게 몸속에서 빠져 병원에 갔더니 초음파상 보기로 애기집이 없대요. 그 날이 일요일이라 담당 의사는 없었고 응급실에서 레지던트가 진료를 봤었거든요. 자기 진료 환자가 아니라서인지 답변을 속시원히 해주지 못하고 다음날이라도 바로 병원 나와서 담당 의사에게 진료를 다시 받으라고 권유하는데, 제가 무모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괜히 바로 또 병원가면 (이미 아기집이 빠졌기 때문에)소파수술 안해도 되는 것을 하자고 할 것 같아 우선 출혈이 거의 멈출 때를 기다려 병원엘 갔더니 역시나 다 빠져서 깨끗하니 소파수술할 필요는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다시 임신 사실 확인한 때가 5월 말일. 그 때 벌써 14주 됐다고 하더군요. 임신이 된 때는 3월 8일경이라고...... 유산되고 정신적인 후유증이 너무 커서 부부관계 하는 게 엄청 겁났는데, 울 남편 공부하는 사람이라 준비하던 시험 끝나고 쌓인 스트레스 해소하고자 치근거리길래, 딱 한 번의 부부관계를 했었는데 생각잖게 그게 임신이 된 거예요. 3월 12일 갑작스럽게 시아버님 돌아가시고 49재 치를 때까지 회사일 하랴, 일주일 마다 한 번씩 49재 치르러 시댁인 원주 오가느라, 임신 시 있을 수 있는 이상증후에 대해서 누적된 피로와 정신적인 타격이 커서 오는 후유증이라고만 여긴 것이죠. 임신 사실을 확인한 것이 이미 중기로 접어들었던 때라 위험한 시기는 모르는 체로 얼렁뚱땅 넘겼지만, 유산된 후 약 2주만에 넘 빨리 임신이 되어서 혹시 잘못된 태아가 들어섰으면 어쩌나 내심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게다가 아버님 돌아가신 놀라움으로 밤에 잠을 못이뤄, 시어머님 잡수시는 정신과 처방약까지 같이 먹었던 터라 기형아에 대한 우려가 많았죠. 실제로 자다가 꿈에서 기형아를 낳는 꿈도 꾸고 그랬답니다. 근데 다행히 지난 11월 19일 태어난 우리 딸아이 승주 2.82kg으로 좀 작게는 태어났어도 현재까지 무척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답니다. 제가 직장엘 다녀서 좀 힘들긴 해도 작게 낳은데다 자연분만을 못해준 미안함으로 거의 깡으로 모유수유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평균체중을 상회할 정도로 우량아이고 키도 평균보다 크더군요. 전문의들은 뭐라 그럴지 모르지만 저처럼 성급하게 유산 후 바로 들어선 아이도 임신 중 정기적인 검진만 빠뜨리지 않고 받으면 꼭 위험한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님 저같은 사람도 있으니 넘 불안해 하시지 말고 맘을 편히 가지세요. 요즘은 계획임신이 좋다니 뭐니 해도 아이는 역시 하늘이 점지해 주는 것 같아요. 요즘 세상에 걸맞지 않는 넘 고루한 이야기일까요? 근데 전 유산되었던 아이때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 자꾸 들어서 엄청 조심했는데도 결국 유산이 되어버렸고, 임신된 줄도 모르고 아버님 부음듣고 부터 49재 치르는 1달 반이 넘는 기간동안, 재 치르러 원주 가면서 기차 시간 늦어서 뛰고 회사 출근하느라 또 내리 뛰고 해도 우리 딸 승주는 뱃속에 건재하고 있더군요. 뛰기만 했나요. 아버님과는 정말 짧은 인연이었지만 끔찍히 절 이뻐해 주셨기에 얼마나 애통해하고 잠도 못자고 그랬는데요. 이런 걸 보면 정말 삼신이 있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