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으로 시작하자면 나는 그닥 살가운 손녀, 딸이 아니다. 애교가 많은 편도 아니고 잔정이 많은 스타일도 아니다. '원래 이게 편해'라며너 딱 적당한 정도의 선을 지키려고만 노력해왔는데, 시기적으로 다양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책을 읽었다.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평소라면 오래 만나도 반나절 정도 함께 하는 가족들이 삼일을 내내 함께했다. 명절이 되면 불편하거나 어색한 사이로 떠올리기 쉬웠던 친척들은 힘든 일에서 더 의지되고 멋진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각자의 삶 속에서 노력하며 진지한 생각을 가진 이들이었다. 새삼스럽게 이들과 함께할 수 있음을 감사하는 시간이 되었다.
보통 때보다도 오랜 시간을 가족, 친척들과 함께하다보니 비교적 다른 사람들보다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가족들의 이야기도 모르는 것들이 참 많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