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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곡식은 재촉하지 않는다


BY 미다부리 2021-08-07

가을 곡식은 다 된 곡식이므로 서두르지 말고 적기()에 수확하도록 하라는 의미의 속담. 

음력 2월부터 농번기가 시작된다. 농가에서는 3월이 되면 모판에 볍씨를 파종하여 키우다가 5월 무렵이 되어 그 모가 적당히 자라면 서둘러서 논으로 옮겨 심은 뒤, 몇 차례 논을 매고 돌보면서 수확의 가을을 고대한다. 초여름에 수확한 보리만으로는 식량이 모자라므로 가을 추수를 앞둔 시기는 먹을 것에 궁핍하기 마련이다. 4월과 5월의 보릿고개에 빗대어 이 시기를 벼고개라고도 했다. 춘궁기()인 보릿고개에는 산과 들에 봄나물이 지천이고 풋보리나마 먹을 수 있지만, 7월 칠궁()에는 나물들이 쇠어서 먹을 수도 없고, 벼도 팬 지 40여 일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칠궁이 춘궁보다 더 무섭다.”, “칠월 사돈은 꿈에 볼까 무섭다.” 같은 말이 생겼다.
가을 추수기가 가까워지면 칠궁의 벼고개를 넘느라 허기진 식구들을 어서 먹여야겠다는 마음에서 농부들은 다급해진다. 따라서 이 말에는 가을에 들어서자마자 설익은 곡식을 서둘러 추수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뜻이 담겨 있다. 벼 안 패는 칠월이 없듯이 가을이 되면 곡식이 익기 마련이니 재촉하지 말라는 뜻이다. 가을 제철이 되면 곡식은 당연히 영글어 있을 것이므로 서두르지 말고 적기를 기다려서 추수를 하라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