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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BY 새봄이다 2021-10-09

어릴적 우리 아버지는 내가 뭔가 하고 있으면
"오도카니 앉아서 뭐허냐? 급하게 허지 말고 시나브로 해라."
아카시아 나뭇잎 따다가 토끼주면
"아까시 나무 먹고 토깽이가 토실토실허구나."
감나무에 열린 감이 빨갛게 익어서 홍시가 되면 그거 따주며
"요고 하나 묵어봐라. 달보드레 참 맛나다잉."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거 말고도 수없이 많이 듣고 자란 말은
"애면글면 하지 마라. 애성바성 속 태우지 말고"
그러나 못난 딸은
"우리 아버지는 왜 저리 사투리를 많이 쓸까? 창피하게......" 였습니다.
나중에 내가 자라서 한글을 공부하게 되면서 알게 된 것은 우리 아버지의 모든 말들은 사투리가 아니라 순우리말이었습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가 지켜가야할 우리말이었던 것입니다.
사랑으로 지켜온 우리말처럼 사랑으로 딸 키워준 우리 아버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