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와 한로(寒露) 사이에 있는 24절기의 하나인 추분(秋分)이다. 추분(秋分)은 양력 9월 23일 무렵으로, 음력으로는 대개 8월에 든다. 이날 추분점(秋分點)에 이르러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 천문학적으로는 태양이 황경 180도의 추분점을 통과할 때를 말한다.
속담으로 “추분이 지나면 우렛소리 멈추고 벌레가 숨는다, 덥고 추운 것도 추분과 춘분까지이다” 등이 있다.
추분에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므로 이날을 계절의 분기점으로 의식한다. 곧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기 때문에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뜻 한다.
추분과 춘분은 모두 밤낮의 길이가 같은 시기지만 기온을 비교해보면 추분이 약 10도 정도가 높다. 이는 여름의 더위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추분에는 벼락이 사라지고 벌레는 땅속으로 숨고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 또 태풍이 부는 때이기도 하다.
추분을 즈음하여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도 따서 말리며 그 밖에도 잡다한 가을걷이 일이 있다. 호박고지, 박고지, 깻잎, 고구마순도 이맘때 거두고 산채를 말려 묵나물을 준비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추분에는 국가에서 수명장수를 기원하는 노인성제(老人星祭)를 지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때부터 시행되었으며, 조선시대에는 소사(小祀)로 사전(祀典)에 등재되었다.
추분에 부는 바람을 보고 이듬해 농사를 점치는 풍속이 있다. 이날 건조한 바람이 불면 다음해 대풍이 든다고 생각한다. 만약 추분이 사일(社日) 앞에 있으면 쌀이 귀하고 뒤에 있으면 풍년이 든다고 생각한다. 바람이 건방이나 손방에서 불어오면 다음해에 큰 바람이 있고 감방에서 불어오면 겨울이 몹시 춥다고 생각한다. 또 작은 비가 내리면 길하고 날이 개면 흉년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