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시골집에서 저는 새내끼를 꼬았습니다.
새내끼(산내끼)가 뭐냐고요?
새끼줄을 일컫는 전라도 말입니다.
일본말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우리말이었네요.
생각하면 신기합니다.
어린 제가 어떻게 새내끼를 꼴 수 있었는지.
농경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능인데 서울로 이사와서는 한번도
새내끼를 꼰 적이 없습니다.
도시 생활을 하는 사람들 대개가 그러할 것입니다.
시골에 살아도 합성수지로 만든 끈들을 써서
새내끼를 꼬울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한가닥 작은새끼줄을 겹치고 겹치면 동아줄이 됩니다.
동아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아 줄다리기를 할 때 쓰이지요.
호랑이에게 쫓기던 오누이가 살게 된 것도 하늘에서 튼튼한 동아줄은 내려주었기 때문입니다.
고싸움 놀이를 할때는 어마어마한 양의 동아줄이 쓰입니다.
통나무에 동아줄을 감는다 해요.
제 고향 김제 입석마을 입구엔 커다란 돌덩이 하나가
세워져 있습니다.
줄다리기에 필요한 줄을 이 돌에 감아놓았다고 합니다.
줄다리기와 고싸움은 풍년을 기원하며
벌이는 한바탕 큰 놀이입니다.
산업화로 인해 마을 사람들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놀이들이 사라진게 아쉽네요.
품앗이를 해가며 어울렁더울렁 살아갈텐데
지금은 옆에 누가 살고있는지도 몰라요.
이웃에 떡을 돌리는 풍습도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습니다.
혹 누가 이사를 왔다고 떡을 돌리면 요새도 떡돌리는 사람이 있나 하며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지요.
한마디로 삭막한 도시 생활입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sns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도 소통하며
살아간다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