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옆에 공원이 있어요 크고 화려한 공원은 아니지만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고 난 후 아름드리 나무 아래 앉아 커피 한잔 마시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곤 하지요 우체국이 바로 앞에 있어 보고 싶은 친구에게 몇 자 적어 엽서라도 보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죠 그 공원옆에 얼마전 초록가게라는 꽃을 파는 찻집이 생겼어요 사방이 통유리로 되어있어서 공원의 정겨움이 그대로 보입니다 하얀빛 벽면과 초록빛 지붕의 어울림, 문을 열때마다 딸랑 딸랑 울리는 종소리는 들어서기 전부터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찻집안에 들어서면 달콤한 꽃향기와 상큼한 나무 냄새가 코 끝을 자극합니다 화원에 온 착각을 하지요 그 속에 갓 볶아 갈아 내린 은은한 커피의 향과 잔잔히 들려오는 올드팝을 듣곤 비로서 찻집임을 자각합니다 벽면 한쪽으로 졸졸 흐르는 인공 시냇물과 꽃과 나무들이 어우려저 잠시라도 세상의 일을 잊을 수 있는 곳 이죠 그 곳에 인자하시고 넉넉한 웃음으로 우리를 반겨 주시는 주인장님이 계십니다 50중반을 바라 보신다는데 아직도 낙엽이 떨어질때면 눈물이 나신다는 여사장님 사장님보단 아줌마라고 불러 달라며 웃으십니다 갓 장가간 아들과 며느리를 위해 이 찻집을 차렸다며 그윽하게 며느리를 바라보는 눈속에 사랑이 묻어납니다 정말 좋은 일 많이 하셨습니다 우리 아줌마는요 동네 어려운 가정을 보면 동으로 구청으로 뛰어다니며 도움의 손길을 줍니다 또 봉사 활동이라면 열일 다 제쳐 놓으시고 누구보다 더 열성적으로 참여하십니다 시어머님이 돌아 가시기전 까지 적십자사에서 일하시며 봉사하셨다며 뒤를 따르겠다고 하십니다 그래서일까요 이곳을 들어서면 마음이 참 따듯해집니다 이제 곧 가을이 옵니다 찻집앞의 공원에도 가을이 옵니다 낙엽이 하나~둘 붉게 물들고 노란 은행잎은 우리의 마음을 울적하게 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우체국의 우체통이 점점 바빠지겠죠 그러면 그 찻집의 창문으로 그 풍경을 바라보며 한잔의 블랙 커피를 마실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블랙사바스의 쉬스곤을 들으면서.....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에 정신없이 보내온 나날들 가끔은 차 한잔의 여유를 느껴보고 싶어요 3500원에 나를 충전할 수 있다면 이 정도의 사치쯤이야 이해해 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