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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아, 바르게 돌아와다오


BY 찍눈이 2015-02-02


입맛아, 바르게 돌아와다오


 오늘의 식탁은 달랐다. 아이와 남편에게 저녁상을 내보이며 조금은 자신이 있었다. 주말에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바리바리 싸주신 엄마표 친환경농산물이 한 몫을 했다. 올 겨울 밭에서 농약 없이 자란 무청을 말려 만든 시래기를 유기농 콩으로 만든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 시래기 된장국을 끓여내었다. 별다른 기교 없이도 고소한 맛이 난다. 먹기 좋게 손으로 찢어 새콤 짭짤한 양념을 끼얹은 상추 겉절이도 입맛을 싹 돋운다. 어린 시절 밭에서 뽑아 흙만 털어 바로 깨물어 먹던 당근, 무가 생각났다. 그렇게 아삭하니 달고 맛있을 수 없었다.

 

  어릴적 부터 익숙한 맛에 만족스러운 나와는 달리, 남편과 아이는 썩 못내키는 표정이다. 입맛은 아주 어릴 때부터 형성된다고 하니 도시에서 자란 남편의 입에는 다소 밋밋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료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식생활에 큰 행복을 준다. 미묘한 표정의 아이를 바라보며 , 이래서는 내 아이도 음식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없는 입맛을 가진 어른이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성인이 먹는 음식은 음료까지 포함하여 약 2.5kg. 제대로 된 입맛 없이는 다양한 음식들 중에서 건강한 음식을 골라내는 것이 아주 어렵다. 건강한 음식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재료의 풍미를 즐기지 못하면서 꾸역꾸역 먹어야 한다면 식습관으로 자리 잡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진아, 여기 있는 이 밥은 오리가 키웠대!” 눈이 동그래진 아이에게 지금 먹고 있는 반찬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우리가 깨끗한 친환경농산물을 더 많이 먹어주면 우리 환경이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이야기해주니 밥 먹는 숟가락질이 조금 활기차졌다.

 

  엄마는 친환경농법으로 친환경농산물을 키워내는 베테랑 농사꾼이다. 어릴적 부터 입맛을 잘 들여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도시로 와서 아웅다웅 살다보니 친환경과 건강은 조금 제쳐두고 손에 가까운 농산물로 식탁을 차리기가 부지기수였다. 고향에 풍성한 친환경농산물이라 하더라도, 멀어서 자주 가서 가져오기 어렵고, 매번 부쳐달라 하기에도 죄송스러웠다. 맘먹고 친환경농산물 코너에라도 가면 몇 백원 비싼 가격에 도로 내려놓고 늘 먹던 일반농산물에 다시 손이가곤 했다. 껍질도 벗기지 않고 물에 살짝만 씻은 유기농 당근을 안심하고 쥬서기에 넣으며 농약 걱정에 한 번 더 씻는다고 쓴 물 값이나 전용 세제 값으로 친환경농산물 몇 번 더 구매하는 것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는 것이다. 건강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정보도 알아보고, 하나씩 재료를 바꾸는 등의 체계적인 계획을 통해 내 가족의 건강과 더불어 환경까지 생각해야 할 때다. 내 아이에게 건강한 식습관 뿐 아니라 맑은 환경까지 대물려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초를 다지게 될 한걸음을 나부터, 오늘부터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