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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댓글시대


BY 2008-04-05

에휴..글쓰는 것보다 댓글쓰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그래서 내 블로그는 이 댓글 쓰는 자리를 비웠다.

 

어제인가 만우절 핑계로 댓글이 한 칠천개나 달린 블로그라고

자다가 돈벼락 맞은 거보다 더 충격이 컸다고 했다.

나중에 오늘은 거짓말해도 괜찮지유?

 

그런가보다. 남의 글에 댓글 많은 거 보면 괜히 심통나는 거

사촌이 땅 사는 것보다 더 절실 할 것이다. 

 

그래도 이 댓글에 목숨하나 살고 죽는 시대가 왔다.

그렇게 인기가 생명보다 더 중요한 연예인들도 이 댓글에 울고 웃는다.

심지어는 서로 고소를 해가며 삿대질에 싸움도 하도 많아 별 게 아닌 때.

 

뷸행인지 다행인지 모르지만 지금은 논술도 글이고. 뭘 제대로 할려면 이 글을 잘써야 얼굴에 면목이 선다. 그러니 너도 나도 글쓰는 교실이 붐비고, 어느 문단에선 아예 글쟁이들을 모셔다 놓고 가르치는 게 유행이다.

 

이상한 것은 어느글을 읽으면 비평을 하던지, 감상문을 쓰라고 하지, 댓글처럼 간단하게 요약을 하시오 이런 거 가르치는 학교도 선생도 없다. 모두가 어쩌다가 쓰던지 말던지 기분내키는 데로 써도 괜찮은 한 마디. 즉 댓글을 그렇게 알고 있을 것이다. 꼬릿글이나 댓글이나 말만 차이가 나지 그게 그거다.

 

느낌표는 아주 간단하다. 그래서 ! 일자처럼 한 번 수평으로 내리친 부호다.

하지만 이 느낌으로 감동으로 번지고 그 때부터 누구의 가슴엔 비수가 되는 악성댓글도 되며, 아니면 고래도 얼마든지 춤추게 하는 힘도 될 수 있다.이런 동기부여를 함축하고 포함시킨 이 댓글 쓰는 법을 어디서 배운 적 없는 인터넷 세대다.

 

한 번은 유명하시고 고명하신 소설가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읽은 조횟수는 수 천명인데 댓글은 단 한 개도 없다. 재미가 없으면 없다고 써도 뭐라고 할 까봐서 그런가? 하긴  나도 한 줄도 쓰지도 못하고 얼른 나왔다.

 

유명하신 시인님들만 모인 카페에 들어가도 마찬가지다. 조횟수만 수두룩한데. 댓글은 가물은 논 밭에 어쩌다가 딱 한개가 눈에 뒤면 그 댓글에 마우스를 댄다.

정작 게시물은 안 읽고 꼬릿글만 읽고 간 적이 있었다.

작가들이 모인 카페들은 이상하게 댓글은 무지 인색하다. 하다못해 미소한 번 짓지 않는 게시물이 무진 많다. 참 서글프다.

 

어느 글이 잘 썼는 지, 못 썼는 지 그거 감시만 하나...괜히 트집 잡힐 까봐 그러시는 지 모를 일이다. 요즘 언론이든 여론이든 이 정치판이나 경제가 뭐가 어떻게 돌아가든지 간에 시시콜콜한 사람들 사는 애길 생산 해내는 역활은 누가 할 것인지. 카페이든 블로그이든 가서 읽을 거리가 솔직히 식상한 주제들이다. 맨날 그 놈의 사랑타령이나 이별이나 보라고 할 것 같으면 테레비에서 나오는 드라마 한 편이면 만족한다.더욱 다양한 생각과 주제가 즐비한 것을 죄다 어디에 감춘 걸까?

 

어디 구석 구석 헤짚어 신선하게 그래도 살 세상이라고 비춰주는 집중한 글도 만나고 싶은 데.

내 욕심으로 끝날 것 같은 좌불안석이다. 댓글만 써도 기분 좋아진다. 물론 그 글을 충분히 읽고 느낌 그대로 솔직하게 쓰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내 아들 놈에게 한 번 물어 보았다. 야! 니두 댓글 없는 글 읽냐? 했더니 뭐하러 그런 글 읽냐구 하네... 참 세상 참 희한하게 변한다. 요즘은 아무나 댓글을 써야 더욱 밝고 명랑한 사회가 될까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아무 말이나 쓰는것도 무례하다.

 

생뚱맞게 쓴 댓글을 보면 어이가 없다. 거기에다가 광고를 댓글로 하는것을 보면 부아가 확 오른다. 그런데도 댓글이니 삭제도 못한다. 그러니 어쩌누...

 

지금은 싫어도 좋아도 댓글을 잘 써야 글쓰는 실력도 는다. 요리 저리 문장을 고르고 자르고 해도 문자 메시지 주고 받을 때, 한도초과 하듯이 글 자르는 묘미도 실험 할 수 있는 기회다. 원래 글쓰기는 뭐든지 써야 한다. 머릿속에 백날 그득하게 담긴 물은 누구도 모른다. 물을 길러내듯이 퍼 날라야 한다. 이것을 표현 할 수 있는 도구라고 한다.

 

어찌됏든 나두 이제 내 글말고 다른 분 글을 또 읽으러 갈 것이다. 일고 난 후 꼭 댓글을 쓸것이다라고 다짐을 한다.바람에 휘날리는 태극기에 충성 맹세 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