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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한 번 물어보죠...


BY 2007-03-03

2007년 03월 03일 11:00:27

엄마1 나 꼴찌해도 괜찮어?

느닷없이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툭 던진 말이다.

아들은 초등학교때부터 선생님을 무척 곤란하게 했다.

지금도 그런 기질은 아직 남아있지만 여전하다.

 

다른 엄마들은 늘 입에 달고 다닌단다.

너 게임하지말고 공부해라!

밥 먹었냐보다 더욱 공부하라는 말씀이 더욱 많단다.

그래서 그 친구네 집에 잘 안놀러 간단다.

왜그러냐고 했더니 처음엔 어색하고 나중엔 귀찮아 지더란다.

꼭 자기생활을 침해당하고 있는 것 같고, 간섭받는 것 같고

기분이 영 안좋더란다.

 

그리고 생각했단다.

울 엄마는 숙제하라는 말, 공부했냐? 넌 몇 등이니 그런 말 모르는 줄 알았단다.

하긴 나도 그 말을 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초등학교 숙제는 엄마가 해주는 거라고 나에게 툭 던진 아들을

꿀밤 쥐어 박으며 그랬다.

으이그 이눔아 엄마가 초등학생이냐? 내가 숙제를 해오라고 선생님이 시키데?

 

맞은 머리를 비비며 그럼 엄마 나 어떡해? 숙제를 보니 난 하나도 못 하는 거야?

글고 뭘 그렇게 잡아오라고 하고 붙이라고 그러는 거야?

낸들 아냐? 임마...

 

결국 개학까지 숙제는 하나도 못했다. 불안했나 본데 그냥 선생님이 벌주면 벌받고 몸으로 때우라고 했더니 엄마 맞어? 이런다. 그렇게 육년을 다닌 초등학교인데 중학교는 당연히 숙제나 과제물은 자기 몫으로 안다.

 

친구들이 성적표가 우편으로  온 다는 날은 모두 집으로 일찍 귀가한단다.

혹시 먼저 부모님이 보면 난리가 난단다.

그래서 울 아들 그랫단다.

난  그냥 울 엄마에게 보여주는 데 했더니

니네 엄마는 그럴 수 있단다.

그게 뭔 소리여? 했더니

보충학습을 안 받겠다고 나설 때 엄마가 다른 학부모에게 그랬다면서?

아들에게 한 번 물어보죠.....

 

그려 그런 적 있지. 괜히 오라고 해서 불려가게 만든 너도 나쁜 아들이여? 이 놈아?

이젠 중3이 되고 보니 중학교에서 아들 눈치를 보나 보다.

중학교는 최대 경사가 좋은 고등학교를 많이 보내야 한다. 그런데 울 아들은 거기에다가 대놓고 지는 고등학교를 갈까 말까 생각 중이라고 했으니 또 기가 찼나 보다.

담임이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 아들을 잘 타일러서 그래도 고등학교는 가야 한다고 사정 사정하시는거다.

 

야! 임마 그래도 고등학교는 다녀야지..넌 어째 그러냐?

응 엄마! 내가 알아보니까 고등학교나 기술 배운다고 다니는 학교나 학년은 별 차이 없데? 그래서 이것 저것 알아 보았는데 밥도 잠도 공짜로 재워 줘. 수업료도 안내고 장학금도 한 달에 삼십만원도 주고 글고 자격증 따면 기업체에서 서로 모셔간데..왜냐하면 기능인은 별로 없어서 그렇다는데 고등학교는 나중에 내가 배울 것이 생기면 그때가도 되고.

 

듣고보니 내 귀가 솔깃하다. 중학교에서 원하는 것은 고등학교 몇 명을 합격시켰나 그게 주 목적이지, 아이들 인생전반을 관심은 없을 것이고, 아들은 당당하게 친구들에게 그런 애기를 했단다. 그러니 또 다른 또래친구가 자기도 같이 가면 안되겟냐고 해서 엄마에게 물어 보랬더니 이내 시무룩 해지더란다. 자기말은 말도 아니라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무시할 게 뻔하단다.

 

 그러니 그 앞에서 나도 씰데없는 애기를 한다고 할 수도 없고.

그나저나 이거 학교에다간 또 뭐라고 대답을 드려야 하나...

또 아들에게 물어 봐야 되겠네요는 이미 한 번 써먹은 거고.

에휴 참 ..이거 원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