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125

하늘 아래 매 이로다.


BY 2006-03-31

본인의 일진도 모르는 니가 무엇을 할 것인고...

 

제가 오늘 참 일이 많이 꼬였습니다.

어지간해선 욕을 입에 담지도 않는데..욕을 했지 뭡니까!

아이 씨팔..

갑자기 머리가 지근지근 거립니다.

잠도 설치고, 찾아 뵈야 하는 선생님도 계신데..

매인 몸이니 찾아 뵙지도 못하고..

한수 배우고 싶음을 억눌러야 하는 기분도 참 아픕니다.

오호...

불이 나게 오전 일을 보았습니다.

봄 볕은 어찌나 찌뿌등한지..

봄 볕을 온전히 받으려면 참 힘이 듭니다.

너무 화려해서 눈이 잘 떠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 봄볕은 실내에서 감상 할 때가 더 좋습니다.

 

그리하고..

사무실로 들어 왔습니다.

그랬더니..

전화가 안됩니다.

데스크에 물었습니다.

왜? 전화가 안되지요?

선로 공사 중이예요.

그래요.

잠시 후..30분후..그래도 불통 입니다.

선로 공사 아직 멀었나요?

어 선로 공사 다 끝났는데..

엥..

바삐 전화를 들어 보았으나 여전히 오리무중 입니다.

핸드폰으로 백번에 연결 합니다.

왜 우리 전화가 안되냐구요...

계약자 성함이 어떻해 되시나요.

000 입니다.

계약자가 해지 하셨습니다.

네!

사무실을 인수 받으면서 전화번호까지 그대로 받았었다.

전화번호가 남편의 친구이기에 그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명의를 변경해야지 해야지 해놓고, 손 놓고 그러려니 했다.

이는 완전 내 실수다.

그래도 화가 났다.

묻기나 해보고 그러지..

참 야속했다.. 내 실수 인지는 알면서..

 

그래서 잠시 사무실 전화는 쉴 수 있었고...

여기 오겠다고 오시는 손님들은 밖에서 고생 아닌 고생을 해야 했다.

 

일이란 별거 아닌 걸로 시작 되는 것이 많다.

작은 실수로 인해....믿음은 깨지기 시작 하는 것이다.

\" 내일 복원하면 되지\"

남편은 쉽게 말했다.

그러나 사주쟁이는 실수라는 것이 있으면 안된다는 것이 내 신조다.

믿음으로 이야기를 하고, 믿음으로 받아 들였을때 깊이가 있는 것이지..

그 맘을 한치라도 어긋낸다면 이 일의 매력은 없다.

 

정해생이신 할머니가 오셨다.

작년에 며느리를 보았단다.

며느리가 참배처럼 달게 하더란다.

그것이 4개월 지날 무렵..

우연히 친정엄마에게 전화 하는 것을 듣게 되었단다.

나가지도 않고,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닌다고 투덜 거리더란다.

\" 원래는 지가 날 따라 다녀 놓고, 그러게 앞뒤가 달라

  요즘 애들 무서워\"

그 뒤 아무리 며느리가 잘 해도 마음을 줄 수 없었단다.

그러면 안되지 안되지 하면서도 믿음이 안 가더란다.

속심은 차라리 이혼 했으면 했단다.

저런 여자랑 어떻게 사나..아들이 불쌍해서..

순식간에 아들은 불쌍남 되고, 며느리는 죽일년 된 것이다.

참..

속담은 귀하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순간의 실수로 이집의 고부간의 갈등은 전성기로 들어선 것이다.

아들이 힘들겠다.

쌍수가 모두 칼 자루를 심히 흔들고 있으니..

 

반성을 한다.

욕을 한 것도 반성이요..미리미리 해 놓지 않고,

실수를 한 것도 반성이다.

 

작은 것이 무너지면 사람의 기대치는 와르르 모래성처럼

무너져 버리는 것이다.

너나 나나..

어떤 곳에서 무엇을 하든..

믿음이 깨지는 치명타는 없어야 할 것이다.

 

할머니의 며느리는 참 귀했었다..

나에겐 전화는 큰 도구다.

할머니가 며느리를 잃어버린 것처럼..

나에겐 날 믿고 와 주는 손님에게 누가 된 것이다.

 

참 힘든 하루 였지만, 늦낀 바는 크다.

그리고..

오늘 저녁..남편은 나에게..

시달림을 당할 것이다.

말 한마디 잘못한 댓가를 톡톡히 보여 주리라..

화살의 시위가 만만한데로 당겨졌다.

정해생 어르신 집 아들도 만만한 상대인가 보다.

 

여직 먹통인 전화야..

너가 없었을 때도 있었는데..어찌하여 순간의 화를 나는 참지

못했단 말이냐..

아직도 멀었구나..

아직도 덜 됐구나..

과유불급

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