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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당이...


BY 2007-06-20

동양학 박사학위 하면 어쩌겠냐고 제의가 들어왔다.

마음에 내심...늘 있는 깊이라 역시 기분이 좋았다.

 

써줄 원고가 있어 날밤을 세워 씨름을 몇날했다.

 

오행강의가 있어 몇달째 주말을 여기에 보냈다.

 

이렇게 나는 갔다.

 

그러더니..아니나 달라..몸에서 움직임이 있었다.

 

온 살이 아프고 머리가 지끈거리고...사람 환장하겠다는

말이 맞았겠다.

 

너무 아프니까..아프다는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냥 무조건 잠만 자면 좋겠었다.

 

사무실에 출근도 못하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아 할 수도 없었다)

꼬박 아파서 집에서 팅글 거렸다.

좋았다.

 

어제밤 하늘을 보고 앉아 있는 내 곁에 남편이 앉는다.

나는 가만히 기대었다.

\" 참 좋다..편하고..\"

\" 응..좋다\"

가끔 나는 나에게 묻는다.

행복이 무엇이냐고...

 

행복이 무엇이냐면...

바로 어젯밤 같은 것일거라 생각했다.

 

그저 정말 편하고 아늑한 상태..내 몸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이

그저 아무런 생각도, 아무런 느낌도, 아무런...

걸림이 없는 상태..그 무아지경이 행복이 아닐까..

스스로에게 자답을 했다.

 

이 모든 환경도 내가 만드는 것인데..잠시 이 행복마져도

모르고 살때가 많다...욕심 때문에..

 

이렇게 아픈날를 보내고 나니..한결 개운한 맘도 든다.

 

어쩜 운기란게 봄 여름 가을 겨울 모양 사람도 같은지...

아...참 진리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새삼 느낀다.

 

모처럼 손님를 뵈니..그저 좋다.

 

\" 뭘 물으러 오셨어요..\"

\" 애 아빠가 아프네요\"

\" 그럼 안되지요.\"

 

얼굴에 혈색이 없고..울상에..측은지심이 이렀다.

사주를 풀었다.

\" 조상 중 비명 횡사한 분이 많습니다

  저에게 오시지 말고 얼른 절에 가셔서 천도 하세요\"

그것으로 끝을 냈다.

 

왜냐하면 백호에 형충이요..삼재까지 겹쳤으니..

이는 필시 조상이 부르는 것이니 살기는 힘들겠다.

또한 조상중에 비명으로 가신 분이 많으면..

이러하니..천도 많이해서 그저 가시는 길 편하길 빌 뿐이다.

 

산자는 살아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그 추억이 애닮을 뿐이다.

 

손님은 말없이 눈물만 흘린다.

시집식구가 온전한 명을 잇고 사신 분이 없단다.

다 요절이요..비명이라니..그것이 자식에게까지

전달 되지 않을까 싶어 그것이 또 걱정이란다.

 

걱정한들 무엇할까..

그 동업으로 만난 인연이고..그 인연이 그 인연을 낳았으니

.. 남은 세월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지..

 

혼자 푸념이 늘었다.

 

나이 오십이 넘으면 마음 공부를 해야 한다.

 

세상은 마름모 꼴이라..내가 위가 될 수도 맨 밑이 될 수도

돌고 도는 것이 이치라...

무조건 마음을 키운 마음 밭은 절대 몸이 바뀌 더라도 변함 없이

늘.. 그 자리에 열매가 열린다.

 

내가 이 자리에 앉아 큰 집 못 가져 우는 사람은 못 봤어도

한 자락.. 마음 한 구탱이 몰라줘서 우는 사람은 무진장 보았다.

그래서 마음 공부는 천운를 타고 나야 제 몫이 되는가 보다.

 

우리가 알아야 할 큰 법식이 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가 잘 살아야 손자 손녀가 잘 사는 것이다.

 

나의 자손이 잘 살길 바랜다면..

부모를 잘 모셔야 하고..내가 잘 살아야 내 손자 손녀가 잘 산다.

손자 손녀가 잘 산다는 것은...내 아들 딸이 걱정이 없는 것이다.

 

이 이치는 만고의 법식인것을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멋진 사람은 넉넉한 사람이다.

 

더위에 서로 짜증날 일도 많은데..그 편이 되어 생각하는 마음..

이 마음 공부가 재일 큰 공부란 사실..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실컷 운 손님은 집으로 가셨다.

 

무슨 죄를 지었길래..이렇게 살아요.

라고 하지만..

죄를 지어서 그렇게 산다는 것 보다는!

\'그래..그럼 내가 기도 많이 해야지..그리고 열심히 닦아야지.\'

그렇게 일년만 아니 백일만 해 보아라.

그럼 변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하심은 고개를 숙이고 나를 낮추는 곳에서

깊은 물이 슬슬 올라오는 것이다.

온천수 모양..

요것이 수생목이다.

 

\" 여보.. 머리가 계속 돌아가는 것도 업일까..\"

\" 그만 자요..\"

\" 난 왜 잠자리에 누우면 머리가 더 돌아가는 것일까!\"
\" 내가 안아줄까!\"

\" 됐어요..난 가끔 이렇게 잘 돌아가는 머리를 즐기때도 많아\"

 

저기 저기..멀리 멀리...이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이 기막힌 여행...

우주가 축소되고 축소 되고 축소 되어 나를 만들지 않았을까!

 

결정에 이르니..남편은 더 깊이.. 깊이 잠나라로 갔다.

 

스텐드를 켜고..몇자 끄적였다.

편안한 밤이었다..

오늘 생길 일도 모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