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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가 익었어요


BY 2004-07-27

눈이 하얗게 있던 지난 2월에 심었던 토마토가

드디어 빨갛고 맛있게 익었습니다.
추운 강원도 지방의 토마토는 늦게 나온답니다.
하나 둘씩 익던 토마토는 이제는 제법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토마토가 익기 전에 쌀겨와 깻묵 그리고 풀들로 만들어 놓았던 비료를
토마토에게 부지런히 먹였습니다.
영양제를 먹은 토마토는 다음날이면

잎의 끝이 파릇파릇하니 생기가 돕니다.
여전히 토마토 순은 쉬지 않고 나와 자주자주 따 주어야 합니다.

토마토는 자가 수정이 어려운 친구입니다.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수정을 해 주거나 아니면

벌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보통의 경우 사람들이 수정액에

토마토의 꽂을 담가 주거나 스프레이로 뿌립니다.
저희도 처음에는 수정액을 사용하여 수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뜨거운 하우스에서 수정을 시키는 작

업은 무척이나 덥고 힘이 듭니다.
이 작업을 남편과 저가 3일에 한번씩 하자니

얼굴은 벌겋게 익고 까맣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궁리 끝에 벌을 치기로 하였습니다.
알아보니 수정을 시키는 전문적인 벌이 있었습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더욱 맛있는 토마토를 위해
그리고 우리 손을 덜기 위해 벌을 들여 놓았습니다.
하우스에 처음 들어온 벌들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어떤 녀석은 열심히 일을 하지만 어떤 녀석은 하우스 밖으로
달아 나 버렸습니다.
이에 놀란 남편은 부랴부랴 모기장을 사서 하우스 주위를 둘렀습니다.


그후 벌들은 열심히 일을 하지만 말썽꾸러기 몇놈은
하우스 밖으로 탈출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
한번은 하우스 밖으로 도망가는 벌을 발견한 남편은 두손으로
벌을 잡으려다가 화가 난 벌에게 쏘이기도 하였습니다.
벌에 쏘인 손가락은 퉁퉁 붓기 시작해 보건소에 가서

주사를 맞은후 가라앉았습니다.
남편에게 무식하게 왜 벌을 맨손으로 잡았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남편은 도망가는 벌 한 마리 한 마리가 아까워서 얼떨결에

손을 뻗쳐서 잡았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매미채를 사 가지고 왔습니다.
주위에 어슬렁거리는 벌을 잡아 하우스에 넣기 위해서랍니다.
빠삐용같은 벌들과 남편의 신경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여튼 벌을 들이고 나서 힘이 훨씬 덜 들고 수월해 졌습니다.

우리집은 하루 세끼 식사 때마다 토마토를 먹습니다.
시댁에서는 어릴 때부터 토마토를 썰어 초간장에 찍어 먹었다고 합니다.
해서 지금도 저희집은 그렇게 먹습니다.
지금은 초간장이 아니라 마늘 짱아찌를 만들고 남은 간장에 찍어 먹는데
맛도 좋고 상큼한게 반찬으로도 적격입니다.
여러분도 더위에 입맛이 없을 때 토마토를 드셔보세요
색다른 맛을 느낄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