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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렇게 허약한 나라였나?


BY 2008-12-31

노무현 정권 초기였던가? 손석희가 잡지에서 그런 말을 했다.

뭐 앞뒤 문맥은 생각이 잘 안나고
"뭐 이정도는 한나라당이 집권했더라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대한민국도 민주주의적으로 많이 성숙한 나라이니까요."

뭐 정확하지는 않은데 이런 맥락으로 말했다. 난 그냥 손석희가 말하는 그 말에 큰 개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런 투의 말은 유시민도 그렇게 말한적이 있다.

"한나라당이 집권한다고 대한민국 망하지 않습니다."

 

유시민까지 그렇게 말하는데...내가 뭐 알어? 고개나 끄덕일 수 밖에...

 

그래서일까?
난 솔직히 이번 선거에 안이했었다.
난 한나라당이 당선되도, 이명박이 당선되도, 펀더멘탈을 어떻게 뒤바꿀수는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손석희가 틀렸다.

유시민이 틀렸다.

내가 틀렸다.

 

그래 내가 안이했다.
누굴 탓하랴. 내 탓이다.

 

뚜껑을 까보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펀더멘탈은 없었다.
노무현정권때 민주주의 평가를 높게 쳐주던 그 외국의 언론기자들이 다시 보면 까무러칠 정도로...

 

정말 지금 봐서는 하루하루 놀란다.
이렇게 허약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였나?
6.10항쟁이 벌써 20년이나 지났는데...정말 그동안 해온게 우리가 이것밖에 안되나? 사면초가다.
한나라당, 정계, 관료, 경찰, 검찰, 학계, 신문, 방송, 재계, 강남, 교육계에 하물며 20대까지....
방송에 경찰이 투입되고 학교에서 선생님이 내쫒기고,
인터넷에 글올려도 잡아가두고...

 

어허 이제 내일이면 나라의 국회의원들도 질질 끌려나가게 생겼네.
이게 얼마만이지?
79년? 김영삼 국회의원 제명...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던 그 유명한 말...이후로 처음이지 아마?
79년에 그래서 부마항쟁 나고...
아~ 김제규가 뻘짓하지만 않았어도
박정희는 이승만처럼 부산 마산 시민들의 손에 2번째 하야를 하는건데...
그래야 오늘같은 날 역사의 귀감이 되는건데...

 

MBC마저 쓰러지면...
뭐 한나라당 보기에는 나머지는 잔챙이일 것이다.
천천히 시간 봐가면서 "걸리기만 걸려"하고 있다가
한놈씩 골목에다 몰아세워놓고 다구리 치면 된다고 생각 할 것이다.
구지 싹슬이 할 필요도 없다.
7:3정도 스코아...보기 좋자나?
이정도 황금비율을 위해서 3정도는 남겨두는것도 필요하다.
5:5만 아니면 되지 9:1이나 10:0이면 미안하자나.

 

정말 이명박은 한나라당이 곧 일본의 자민당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
그들은 언론을 통제시켜놓고 내각제의 필요성을 역설할 지도 모른다.
1년씩 돌아가면서 한번씩 다 헤쳐먹는 그 제도.
일본도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쏘냐?
정치가 안정되야 된다.
정치 안정이란?
'어떠한 용빼는 재주로도 기득권 세력을 뒤집지 못하는 그런 의미에서의' 안정이겠지.

너무 나갔나? 아니다. 워낙 내가 상상하는 그 '이상'을 보여주는 넘이라...

 

슬프다. 슬픈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