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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님의 글을 공감하며...


BY 지나 2000-04-12

지난 겨울 춥고 바람 쌩쌩 부는 날 밤의 일이였지요
급히 시댁에 얘기 데리고 갈 일이 있었는데 남편도 늦을것 같아서 혼자서 2개월된 얘기를 어설프게 업고서 무릎나온 츄리닝에 아무렇게 틀어올린 머리 그리고 색동 목도리 그리고 운동화...
그때의 제 행상이 그랬답니다.
우리아파트 단지는 부두근처라 바람이 매섭고 그날 따라 택시도 안오고 20여분을 기다리는데 5미터 떨어진 곳에 아가씨를 가장한(긴 생머리에 가죽치마에 가죽부츠로 ) 하지만 자세히 보면 30대 후반의 직업이 의심스러운 그녀였습니다.

곧 택시가 우리를 포착하고 차를 돌렸는데 당연히 먼저 기다린 제가 열심히 뛰어가서 뒷자석에 앉으니까. 기사아저씨 왈 " 내 그쪽보고 차 돌린거 아이요. 저기 저 아가씨보고 돌린거요. 내리소."(부산이랍니다)
그때 저는 눈물이 핑돌았어요 저는 결혼한지 1년 갓넘은 갓난아이를 업은 마음 여린 초보 새댁이라 그냥 내리고 말았어요.

글쎄 애낳기 전까진 누가봐도 멋쟁이 아가씨로 보였던 쟤가 그 아가씨로 위장한 그녀에게 택시를 아니 그 무언가를 빼았기고 말았죠.

얼마나 서럽던지 자꾸 눈물이 났어요. 누가 봤을까 챙피하기도 했구요. 잠시후 정말 허름한 택시 한대가 저를 맞이했죠
그 기사 아저씨가 왠지 너무 고마웠어요.
뒷좌석에 앉아서 계속 훌쩍거리며 백미러 통해 아저씨 눈치보며. 뒤어 업혀있는 우리애기도 너무 불쌍하고 이 엄마 때문에
승차거부 당해서..

그땐 정말 서러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