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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귀를 뚫은 이유......


BY paran09 2000-04-12

저는 대구에 사는 40대 초입주부입니다.
결혼전엔 가볍게 화장하고 제법 멋도 내며
직장생활 했지요. 맞선 자리에선 콧대세우며
퇴짜도 잘 놓고 자신만만하게 세상에 불가능
이란 없을 것처럼 살았지요. 남편과는 중매
결혼을 했는데 제가 더 적극적이었지요.
첫딸낳고 남편이 운전면허 따기를 종용하길래
못이기는체 돌지난 아기업고 6월 뙤약볕아래
얼굴이 까매지도록 정말 열심히 열심히 해서
면허증을 땄지요. 따면 뭐해요, 면허딴지 10년
넘어 겨우 운전대 잡아봤는데요. 그건 그렇고요
4년에 한번 운전면허 갱신을 해야 하는데
제가 할때가 되서 경찰서민원실에 갔거든요. 남편이랑
돌도 지나지않은 아기 업고... 집에서 대충입는 바지에
아기 업을때 아기 얼굴에 머리카락 안닿게 하려고
한 커트머리에 까만 뿔테안경에 남편이 안입는
꺼무죽죽한 오리털파카. 지금 생각하면 내가 아니었을것
같은...그런 모습으로 경찰서엘 용감하게 들어갔습니다.
제차례가 되서 면허증을 내고 기다리니까 담당경찰이 계속 "아저씨 운전 계속할꺼지요?" "?????!@??...." 제가 아닌줄 알았어요.
당황스럽고 황당하기 까지해서 "아, 아닙니다...."
순간 아저씨도 당황한 표정.... 그래도 제 목소리는
부드러운 여성이거든요. 아뭏든 그날 이후로 저는 제자신
을 가꾸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생전 안할것 같든
머리염색에 짧은 팔랑치마에 딱붙는 쫄대바지도 마다않았고
결정적으로 저를 유혹한 귀걸이, 그것을 한번 해보리라 맘
굳게 먹고 동네 화장품가게에서 두눈 딱감고 '빵빵' 뚫었
답니다. 그날 저는 남편에게서 칭찬을 들었답니다. 변화를
시도 하는 아내가 보기 좋다고요. 지금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면서 게으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