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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매장이(4) 빛나는 재혼식


BY 남상순 2000-04-15

나는 중매장이(4) 빛나는 재혼식

재혼식!



우린 모두 놀라고 있었다네. 자네와 시동생이 그리도 대화가 잘 통할 줄을 상상도 못했지. 국제전화를 그리 장시간 하면서 사랑이 싹트게 될 줄을 누가 믿었겠나? 일 벌레인 시동생이 일을 중단하고 귀국한다는 것도 무척 힘들꺼라고 생각했었는데...

자그만치 나이가 12년차에다 장성한 남매를 가진 남자! 게다가 만리타향 언어도 안통하는 나라에 가서 살아야 하는 악조건! 내 여동생이라면 이런 남자에게 중매를 할 수 있을까? 막상 재혼 하기로 결정했다는 말을 듣고는 다시 내 괴로움은 엄습했다네.

자네는 이제 재혼하면 내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것 아닌가? 냉정히 생각해 보게나! 내가 시동생을 과대포장 할 수 있었겠나? 나는 자네를 데리고 패물이랑 드레스랑 잔치음식을 준비하면서 마치 딸 결혼시키는 어미처럼 설치고 다녔지...

재혼식날 자네랑 시동생은 초혼처럼 순결하고 아름다웠다네. 나는 눈물이 자꾸 나서 한쪽에서 열심히 기도를 퍼붓고 있었지. 너는 결손가정의 선교사니라. 너는 행복의 전령사니라. 너는 행복해야 한다. 그리고 너로 인하여 모두가 행복하게 되기를 바란다.

유난히 12년이란 세월이 하루같이 좁혀지면서 어울리는 자네 내외를 보고 또 한 분 울던 분이 있었네. 자네 어머님이셨다네. 곱디 고우신 어르신이 누가 볼쌔라 눈물을 훔쳐내시며 애써 평온을 찾으시려 떨고 계시더군. 사윗감을 바라보시며 애절 하셨다네.

소녀처럼 부끄럼타던 자네 모습 나도 눈부시었다네. 밤에 올리는 재혼식이 한결 멋지더군! 유대나라의 결혼식도 밤 에 한다더니, 성경을 보니 말일세. 미연이 엄마 영혼이 재혼식을 보러 왔어도 축복하였을 것일쎄!

그 밤 미국에 전화하는 시동생을 보았네. 미연이와 영성이에게 "아빠의 재혼을 축하해 줄 수 있겠느냐?" 물론! 축하를 받았겠지. 몰래 다른 방으로 들어갈 때 짐작을 했어. 아이들에게 전화 하는구나! 허구 말일쎄.

하지만 신혼여행 가서 자네가 먼저 아이들에게 전화를 했다는 말을 내가 전해 들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