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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보는데서 부부싸움 하세요?


BY 쫑 2000-04-19

지난주에 신랑이랑 한바탕난리를 치뤘죠.
술먹고 어딘지 모른다는 말에 화가 나서 소리를 질러댔거든요.
물론 우리 아이가 쳐다보고 있었죠.
아이를 재워놓고 또다시 신랑이랑 전화로 말다툼을 하는데 아이가 깨서 쳐다보더군요.
아니다 싶어 끊고 아이를 다시 재웠죠.
다음날부터 아이는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지르더군요.
무지하게 걱정이 되더군요.
거기다 신랑은 늘 늦어서 아이가 아빠볼 시간이 거의 없어 엄마에게 안겨서 아빠보는건 좋지만 아빠에게 가려하진 않았었거든요.11일 무지하게 싸우고 12일은 거의 말한마디 안하고. 그날은 우리 결혼2주년 기념이었거든요. 나오라는것도 안나가고 일찍 들어온 신랑과 말한마디 안하고 각방까지 썼답니다.
13일은 아이가 너무 짜증에다 소리를 질러대서 안되겠다 싶더군요. 선거날인데 출근해 보니 할일이 없다며 일찍 퇴근하다고 나오라는 신랑말에 나가봤지요.
아빠가 캐리어를 메고 동대문상가를 돌아다니니, 아이는 뒤에서 신나서 발을 동동 구르더군요.
14일도 신랑은 일찍 들어오고 아이는 아빠랑 놀시간이 많아지니까 자연히 아빠를 수도없이 불러대더군요.
오늘도 술한잔하고도 일찍(11시) 들어와서 아이랑 놀았죠.
1주일입니다. 아이가 6월이면 돌인데, 1달 열흘이나 남았을까요.
암튼 돌이 다되도록 이렇게 아빠가 일찍 들어와 놀아보기가 처음이랍니다.
아이가 달라졌어요.
얼굴이 그렇게 편안할수가 없더라구요. 아빠에게도 기어가고 안기고 수도 없이 불러대고 쫓아가고.
오늘은 감기 때문에 늦잠을 자느라 출근하는 아빠를 못봤죠.
그랬더니 계속 아빠를 찾으며 벽에 걸린 결혼사진을 보는겁니다.
눈물이 다 핑돌더군요. 다신 아이 보는데 싸움하면서 언성높이고 아이에게 불안한 엄마의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지 다짐이 되더라구요.
쉽지는 않겠지만 아이의 달라진 모습에 신랑도 미안하다며 잘하겠다고 하니까 우선은 노력해 봐야겠지요.
혹 아이 앞에서 다투셨나요? 다음날 아이의 말이나 행동을 보세요. 뭔가 불안하고 신경질적일 겁니다.
부부간의 편안함이 아이의 성격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똑똑한 아이보다 편안하고 성격 괜찮은 아이가 더 현명하게 이 사회에서 살아남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