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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허준 이야기 - 신문에서


BY 단목 2000-04-20

허준, 8개 장르 '짬뽕 드라마'

시청률60% 폭발적 인기비결 네티즌분석

드라마 <허준>은 ‘히스토리컬, 메디컬, 코믹, 액션, 멜로, 하드고어, 스릴러, 에로 드라마’다? 그래서 인기 있다?

당대 최고의 인기드라마 <허준>을 놓고 네티즌 참새들이 그 인기비결 진단에 나섰다. 분석 도구는 ‘장르 분류’. 시청률 60%를 웃도는 폭발적인 인기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는지를 샅샅이 해부해 관심을 끈다.

증시 사상 최악의 날로 기록될 ‘블랙 먼데이’ 날(17일) 절망에 빠진 개미들마저 TV앞에 앉게 했던 MBC 월화드라마 <허준>의 인기마력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장르를 포함, 끊임없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우선 나왔다.

먼저 <허준>은 한의학, 즉 의학을 다루고 있으므로 ‘메티컬’ 드라마다. 물론 상당부분이 허구이긴 하지만 역사적 인물과 사실을 다루고 있으므로 또한 ‘사극’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래서 <허준>은 히스토리컬 메디컬 드라마다.

현대의 커리어우먼을 연상케하는 ‘의녀’를 사극에 처음 등장시킨 <허준>에는 허준과 조강지처 다희, 예진과 의녀까지 가세해 삼각관계를 뛰어넘는 애정다툼을 다뤄 ‘멜로’ 드라마로도 나눌 수 있다. 따라서 히스토리컬 메디컬 멜로 드라마다.

또한 ‘잘 가, 내 꿈꿔’라는 애드리브로 또 한번 화제를 모은 순돌이 아빠를 중심으로 상상을 초월한 개그도 펼쳐지고 있다. ‘블랙 코미디’ 다. 그래서 다시 히스토리컬 메디컬 멜로 코믹 드라마란 이름도 붙는다.

허준은 의사일 뿐 아니라 한주먹 하기도 한다. 언제나 극한상황이 닥치면 그 주먹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된다. 따라서 <허준>은 ‘액션’ 드라마다. 이제는 히스토리컬 메디컬 액션 멜로 코믹 드라마가 되었다.

내의원 시절을 그리는 요즘은 궁중 내에서 권력암투가 벌어지고 그 와중에 허준이 말려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스릴러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셈. 다시 히스토리컬 메디컬 액션 멜로 코믹 스릴러 드라마가 됐다.

이번 총선 때 최고 인기스타로 떠오른 <허준>의 장르 분석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동안 야한 장면을 극도로 자제해 오더니 최근 유도지를 좋아하는 의녀의 젖가슴을 약간 보여줘 ‘에로물’임을 선언했다. 그래서 히스토리컬 메디컬 액션 멜로 코믹 스릴러 에로 드라마로 확장됐다.

7월 초 종영을 앞두고 벌써부터 ‘허준 이렇게 끝난다’가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인터넷 조회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허준> 장르 분류는 다음이 마지막이다.

스승 유의태를 동굴 안에서 해부하고 또 최근 혀를 쏙 내밀고 죽은 도약사령의 시체가 단서다. 영화 <텔 미 썸딩>을 능가하는 ‘하드고어’다.

결국 <허준>은 히스토리컬 메디컬 코믹 액션 멜로 하드고어 스릴러 에로 드라마로 정의할 수 있다. 그래서 재밌다고 네티즌 참새들이 떠들고 이 분석 또한 당대의 인기를 독식해 가고 있다.

이 건 기자 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