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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 나도 몰라라?


BY 웃음 2000-04-24

사람들에게 단전호흡을 지도하다 보면 깜짝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우리의 얼굴..
기체조를 할 때는 거의 대부분 동작에 집중을 하거나 -가끔은 잡념에 빠져- 표정이 굳어있기 마련인데 이완을 하고 명상을 할 때도 그들의 표정은 여전히 이완되기 힘들다. 그 후로 나 자신도 내 얼굴을 느껴보는 시간이 많아지고 애정어린 일이 되어버렸는데 사실 내가 단전호흡을 배울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우리들이 우리들 자신의 얼굴을 이완시키는 일이 대단한 일인 줄 몰랐다.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짓고 이마에서부터...얼굴을 이완시켜 주세요'라는 나의 말에 그냥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띠우는 사람도 많지 않다. 게다가 명상을 하고 단전호흡을 하는 가장 편안하고 평화로운 순간에서조차 온화하고 고요한 얼굴을 보는 일이 쉽지 않다.
내가 원할 때 내 얼굴을 평화롭게 완전히 이완시켜 줄 수 없다는 것은 대단히 슬픈 일이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통제 못하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가 '나도 날 잘 모르겠어요.'라고 얘기하는 순간이 얼마나 잦은지...나의 긴장된 얼굴을 이완시킬 수 있는 여유, 내 얼굴의 느낌을 느끼고 얼굴에서부터 여유와 느긋함을 찾는 일...웃음으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