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무부녀에 유자녀입니다. 즉 남편없이 아들 두놈과 살고 있단 얘기죠. 사별은 아니고 별거중이라 동정은 커녕 시건방에, 개멋들었단 얘기만 먹어서 더 살찌는 중이에요.
근데 이런 저의 가정적 사회적 지위를 밝힐 수 있는 것도 얼굴 안보고 마음을 털어 놀 수 있기 때문이겠죠. 사는게 힘들어요. 남편 없이 사는게 힘든게 아니라 내 영혼이 버거워서 혼자 산다고 말해놓고 아직도 버거운 영혼에 치이느라 힘들어요.
아마 애들땜에 그런가봐요. 놀고 싶고 자고 싶고 밥안먹고 울고 싶은데 애들 얼굴 보면서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거에요.
엄마는 늘 씩씩하고 당당하고, 또 부모님한테는 장부 스타일의 대단한, 즉 외로움이나 두려움 하나 없는 딸로 보여질려니 아무리 당당한 풍채지만 흔들립니다.
며칠전부턴 더 많이 흔들려요. 바람이 많이 불더니 그 바람이 마음 속에 가득 들어 차서는 좀 힘들게 하네요. 제가 바람 들었다는게 아니구요. 그래서 다른 아줌마들의 고운 말씀 들을까 이 사이트에도 놀러 왔는데, 이혼녀는 아직도 불륜녀이며 가문의 수치이며 비밀덩어리여야 합니까?
혹시 무부녀, 유자녀 계시면 마음 좀 나눠 주세요. 너무 건강한 척, 너무 씩씩한 척, 이제 그 척에 지쳐서 팍 쓰러질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