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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로 갔나 나의 팥은?


BY sugi 2000-04-29

나는 시골출신이다.
시골사람들은 순박한탓인지 왜인지는 잘모르겠지만 아줌마들의
유행이란것이 있다 예를들면 누군가 읍내 장에가서 조끼를 하나사입었다하면 다른사람들보기에 무난해보이면 너도나도 다 사입는것이었다. 물론가격은 비싸지도 않다. 이글을보시는 분들중에는 이런현상을 보신분들 분명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뭏든 저희시동생이 장가가는 그해에는 그동네에 전통음식으로 로 팥양갱을 만들어보는것이 유행이었습니다.
우리어머니께서도 팥을삶아 앙금을 낸후에 설탕을 넣고 조리는중에 다른일을 해야하니 절보고 살피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아궁이에 불을 넣으며 솥을 그야말로 잘살펴보고있었지요
그런데 잠잠하던 솥에서 갑자기 끓어서 부글부글 넘치는것이었습니다 큰가마솥의 둘레로 좍좍 넘치는데 감당불능이더라구요
어쩔줄모르고 방방뛰고 자꾸넘치고 어휴땀나!

급히달려오신어머니께서는 찬물 한바가지를 부으니 그렇게끓어넘치던 솥이 잠잠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솥안에는 남아있는것이 아무것도없었지요
겨우 나는 팥을 끓이던 솥이었단다 하는것처럼 팥찌꺼기 만 바닥의물에 남아 있었을쁜이었습니다.

시동생결혼잔치에는 양갱이없이 손님을 치렀지요
동네 어른분들이 "이집에는 요깡 안했나?' 하실때마다 땅으로 기어들고만 싶엇지요
그래도 우리어머니께서는 저에게 아무런꾸중도 없으시고 동네분들에게 변명해주시고 너무 미안하고 감사했습니다
큰실수는 했지만 어머니의 따뜻한마음을 알게되는 계기가되기도 하여서 아직까지 시어머니가 어렵게 느껴지지가 않고 늘 존경하게되고 그렇답니다
이렇듯 실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처리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관계가달라지는것같습니다.

그뒤 어느요리선생님이 설명하시는데 엿이나 설탕을넣고 끓이게 될때에는 넘치지않게 눈을떼지않아야 한다고,넘쳤다하면 흔적도없다고 ,그럴때는 찬물을 한스푼쯤 첨가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난이미 너무나 절실하게 경험했던지라 시험에 나와도 절대로 틀리지 않을 자신이 있지요.
팥! 나는 너의 그 들?J는 성질을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