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아침도 여전히 헐떡거리며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었다.
아파트 관리실을 지날 무렵 까만 택시가 눈 앞을 지나쳤다.
그 택시를 놓칠세라 또 헐떡거리며 뛰어가고 있는데, 신호
를 받으려는 차들이 슬금슬금 움직이는 것이었다. 난 가쁜 숨을
몰아쉬며 까만 택시의 유리창을 두드렸다.
'으잉? 그 택시 유리창에 썬팅을 했었나?'
'분명히 운전사가 잘 보였었는데.....'
창문이 열리고, 썬그라스를 낀 운전사가 나를 쳐다 보았다.
'으잉? 운전사 옆에 아줌마가 언제 탔지? 이거 합석이잖아? 바쁜
데 어쩔수 없지!'
"아저씨! 저, 요 밑에 까지 가는데 타도 되겠습니꺼?"
"타이소"
"고맙심니더"
(철컥-뒷 좌석에 문 열고 타는 소리)
( `` - `` `` 닫는 소리)
.
.
.
'그런데~ 웬 101마리 강아지 쿠션? 그것도 둘씩이나?'
'그리고 택시 안이 왜 이리 지저분?'
'운전사와 대화를 주고 받는 아줌마에게서 느껴지는 다정함?'
'오늘 기사님 쉬는 날인가? 동부인한 걸 보면?.....'
.....................
그 순간!
내가 타고자 했던 택시는 내가 탄 차 앞에 있었다.
'아뿔사! 우짜끄나. 우짜스까나.' -_-;;;;;
.....................
"이 차 택시 아이예여?"
"아입니더"
"아이구 이거 죄송합니더. 저는 택시인 줄 알고...."
"바쁘셔서 그러시는 줄 알았심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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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까만 레간자 부부!
기침을 조금씩 하시던 그 아주머니는 괜찮으신지.....)
택시비를 주면 안 받을 것 같아서. 택시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뒷좌석에 슬그머니 놓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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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이런 실수하신 적은 없으신지.....
가끔 이런 실수는 삶을 더욱 즐겁게 한답니다.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