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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앗!나의 실수2-화장실이 어디예여?


BY 한마음 2000-05-03

지금부터 10여년 전 대학에 갓 입학한 첫 여름 방학 때 있었던 일이다. 방학이 되었어도 도서관에 공부하러 갔던 나는 8월의 찌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음료수를 사주겠다기는 선배를 따라 매점에 갔다. 평소에 탄산음료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호의를 갖고 있던 선배인지라, 선배의 성의를 생각하여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으면서 365ml 한 병을 다 마셨다. 그리고는 귀가 버스에 올랐는데.....
(학교는 도심 외곽에 있었고 학교와 집은 거리가 상당히 멀어 버스로 1시간을 타고, 15분을 걸어야 했다)

출발 15분쯤 지나자 스~을슬 배에서 '꾸르륵 꾸르륵' 소리가 나는 것이 상태가 심상치 않을 예고를 했다. 배를 쓰다듬으며, 배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그후 15분이 더 지나자, 배가 가라앉기는 커녕 도저히 더 참을 수 없었다. 좌석에 앉아있다가 일어섰다. 덜컹거리는 차가 어쩜 그리 야속하고 무심한지.....

머리끝이 쭈삣쭈삣서고, 등에서는 식은 땀이 주르르 흘렀다. 어느덧 버스는 시내에 가까웠고, 난 내릴 곳이 아니지만 내려야 했다. 사방을 아무리 둘러봐도 공중화장실이 보이지 않았다.(요즘이라면 지하철역을 이용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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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할 수 없이 지하에 있는 'OO다방'에 급히 내려갔다.들어서자 마자 카운터에 있는 아가씨에게 "저기요. 여기 화장실이 어디예여?" 하니까 야릇한 눈빛으로 나를 보면서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고 가르쳐 주었다. 뜻밖에 가정집 마당 구석에 화장실이 있었다. 작은 볼일만 볼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는데, '이일을 우짤꺼나?' 큰 볼일까지 보고만(?) 것이다. 가방을 뒤지니 또 '휴지가 없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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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을 뒤져서 쓸만한(?) 놈을 골라 재활용(?)하고 무사히 화장실문을 나왔다.
'후유! 살았다!'
'그런데 다시 다방으로 올라가?'

이리저리 돌아보던 나의 눈에 띈 것은.....
대문이었다.
난 대문 소리가 나지 않게 사~알~짝 문을 열고 유유히(?)
그 다방=화장실=그집 대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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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은 후, 난 길을 가다가 급한 일(?)이 갑자기 보고싶으면 우아하게 호텔이나, 은행건물,혹은 오락실을 이용한다.
(학원이나 당구장이 있는 작은 건물은 계단 중간에 화장실이 있는데 거의 '꽈~악'잠겨 있다)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저절로 웃음이 납니다.
여러분은 이런 경험 없으세여?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