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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과빗물로 질주한 아들의 입대날


BY 김현규 2000-05-03

따르릉~.....
엄마 나 지금 막 서울 도착했는데 친구 만나고 5일날 갈께요
하는 아들의 수화기 음성을 듣는 순간 난 만감이 교차되었었다
지금으로 부터 꼭 2년2개월전,
큰아이 입대전날이었다. 그렇게 가기싫다고 나중에 갈꺼니까
자신이 원해서 가는것이 아니라고..
도리질 치는 그앨 난 몰래 가서 입대신청을 해놓았었다
그리곤삼월 어느날 드디어 입대일이 내일로 다가온 날이었다.
애아버지 나 그아이 우리 세사람은 소리높혀 서로의 주장을 하고 있었다 드디어 난 울어버리고 그아이는 또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고 애아버진 종주먹을 들이대고...
다른집같음 무엇이라도 더 먹여 보내기위해 이벤트라도 벌리고
일찍 일어나기 위해 잠을 재운다든지 할 그시간 우린 그렇게 싱겡이 하길 거의 새벽 2시 반이 되도록 하다가 잠자리에 들었었다
그래도 모질지 못한 에미맘이라 새벽4시반에 일어나 전기밥솥에밥을 앉혀 놓고 삼계탕을 끓여 아침이라도 멕여보내야지 하면서
잠시 눈을 부친다는것이 앗불싸 그만 5시 50분 까지 깜빡 해버린것이었다 논산으로 가는 버스는 새벽6시에 미리 표를 사두었었는데 집에서 버스 대기하고 있는곳 까진 그새벽 아무리 차를 타고 날듯이 달려도 15분이상은 걸리는 거리였다.
갑자기 난리통이 벌어진것이었다.
밥은 고사하고 이건 눈꼽도 못때고 퉁퉁부운 눈에 세수도 못하고 아이 깨워 신발신고 나오는것이 그시간 한일의 전부였다
우리들의 몰골이라니...
남편은 머리가 새집처럼 둥그렇게 파여있고 에민 부운눈에 세수도 못하고 아이 아이대로 소집증과 주민등록증도 못챙기고 세수못한 얼굴로 겨우 옷만 입은 상태...
정말 누가 아는 사람 눈에 뜨일까 부끄럽고 입대날 밥한술도 못멕이고 보내는 에미로서의 회한 또한 무어라 표현하기조차 힘들었다
허지만 가장 야단난것은 그렇게 하고 왔는데도 차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어쩐다냐 발을 동동 굴러 봤지만 이미 가버린 차는 찾을길이 없었다 이노릇을 어찌할꼬...
이리 저리 우왕좌왕 ..그러는 동안도 애꿎은 시간은 흘러가고 잘못함 멀쩡한 아이 기피자 만들 판이었다.
아이 아버지 근무를 해야하니 난 그길로 아이를 태운채 논산까지 일사천리로 내달리기 시작했었다.
중간 휴게소에서 겨우 고양이 세수를 하곤 다시 가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는 거였었다
늘 남편이 직장으로 출퇴근하는라 별로 운전할기회가 많이 없었던 난 낯선길 게다가 비까지 오니 등에서 진땀이 흘렀다
암튼 논산에 겨우 도착해 그곳서 아침겸 점심을 먹곤 훈련소엘 들어가서 아일 두고 나오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비가 쏟이지기 시작하는데 천둥과 번개 바람이 동반된 세찬빗줄기속을 달리면서
난 아! 까딱하면 죽을수도 있겠구나 두려움이 엄습했었다
아일 생각하니 눈물까지 보태어 정말 눈물과 빗물속의 질주였다
한치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달렸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였었다
그난리를 피우고 간 그아이가 벌써 2년을 마치고 며칠후면 제대다 군생활하는동안 보낸 편지에선 제법 철든소릴 많이 했었는데...
이제 복학하여 열심히 자신이 갈길을 준비하길 바라면서 그날을 되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