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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단짝 영주야!


BY 유경화 2000-05-07

전남 다압중학교와 경남 하동여고를 같이 다녔던 내 단짝 영주야!
신의 가호로 이 사이트를 방문해 이 글을 보고 있다면 꼭 연락바란다. 궁금해서 앞으로 며칠동안은 잠도 오지 않을 것 같다.
만화를 사랑하고, 똑같이 로맨스 소설을 줄기차게 읽었던 내 친구 영주야. 눈이 참 크고 예쁜 아이였지....

생각나니? 중학교때, 내가 쓴 글로 네가 만화를 그렸던거. 넌 그때도 웬만한 만화가들보다 더 예쁘고, 멋진 그림을 그렸지... 만화학과를 가서 꼭 만화가가 되고 싶다며 두 눈을 빛내던 그리운 영주야.
난 아직도 그때 우리가 꾸었던 꿈을 잊지 않고 있단다. 넌 만화가가 되었을까? 나 얼마전까지 책 대여점을 했단다. 만화책도 취급했는데, 너와 같은 이름의 만화가가 쓴 만화책을 보고 한 동안 책 표지를 펼치지를 못했다. 혹시 너일까 하고.... 얼마나 가슴이 뛰던지. 결국은 아니었지만, 요즘도 만화가게 앞을 지날때면 창에 붙여진 포스터를 보기위해 먼춰선단다. 혹시 이 영주라는 이름이 있을까 싶어서...

영주야! 나도 아직 소녀적 꾸었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신춘문예에 문도 두드려 보고.... 소설도 열심히 쓰고 있다. 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일 나를 다그친것이 결국은 내게도 좋은 일이 되었단다.

그리운 친구야! 지금 4살, 6개월된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엄마지만 아직도 꿈꾸고 있단다. 2년쯤 후엔 문예창작학과에 편입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너도 꿈을 잊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만날수 있다면 더욱 좋겠고.

먼 훗날, 그래, 우리 머리에도 희끗희끗한 서리가 내렸을때, 난 등단해서 베스트셀러 하나쯤을 가지고 있고, 넌 전국 만화가게에서 제일 잘 나가는 만화가로 유명해져 있다면....
상상만해도 한 일년은 행복해하며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보고싶다. 벌써 너를 못본지 십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가고 있다. 아직도 난 만화책과 로맨스 소설을 보면 사죽을 못쓰는데, 넌 어떳니? 난 아직도 내가 중학교, 고등학교때의 감성을 그대로 지닌채 하나도 안 자란 느낌이다. 아마 널 만나기 위해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때나 널 만나더라도 그 느낌 그대로 만날 수 있게.
이 글이 입으로 전해져 어느 천사님의 도움으로 널 만날 수 있다면 죽을 때까지 그 천사 아줌마를 축복할 거다. 보고싶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