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아빠 생신을 축하해 준 모든 분들께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오늘이 아버지 생신이지만 아직 찾아뵙지 못하고 있답니다. 얼른 일 끝내고 총알같이 달려가서 아빠를 만나고 싶어요. 물론 일요일에 먼저 가서 뵙고 오긴 했지만 여러분들의 축하메세지를 아빠게 보여드리고 싶네요.
울아빠는 딸 넷을 연달아 낳고 마지막에 아들을 낳은 성공한 케이스이지요. 딸이 넷 씩이나 되었지만 아빠는 딸 넷을 어깨에 두명 양팔에 한 명씩 들고 다니실 정도로 우리 딸들을 이뻐해 주셨어요. 어릴 때 발도 씻겨주시고 밥을 먹을 때도 생선가시 발라주고 김치 쪼개서 밥에 얹어주시고...
나이가 들어서도 교복, 학생구두에서부터 직장다닐 때 블라우스, 하이힐까지 아빠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죠. 결혼하고나서 다림질을 할 때마다 아빠 생각이 난다고 하면... 울 신랑은 아빠가 다려주신 옷 입거 다니던 거를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탓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아빠의 손길이 그리울 때가 참 많답니다.
울프 말대로 아빠에게 따듯한 저녁식사라도 차려드려야 하는데 이번 생신에도 지난 일요일 엄마가 해주는 음식만 얻어먹고 왔답니다. 오늘은 이 글을 쓰고 난후 아빠에게 가려고 합니다. 물론 오늘도 엄마가 지어준 음식에 설겆이도 못하고 오겠지요. 뱃속에 아기가 있다는 이유로요...
하지만 제가 건강한 아기를 낳고 또 가을에 시댁에서 분가해서 살게되면 그 때는 아빠에게 제가 사는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고 맛있는 저녁식사도 지어드릴 수 있겠죠?
언니와 먼저시집간 동생은 분가해서 살기 때문에 상관이 없지만 결혼해 시댁으로 들어가 사는 제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무척이나 궁금해 하시던 아버지시랍니다. 언니네, 동생네는 가셔서 감자도 깍아서 냉장고에 채워주시고 하셨었는데... 둘째딸네는 도대체 어떻게 하고 사는지 답답도 하시겠지요...
몇년전 건강이 안좋으셔서 온가족의 애를 태우셨던 아빠... 엄마의 지극 정성과 아빠의 타고난 낙천적 성격으로 무서운 병마를 이제야 물리치게 되었지만 그 때 아파하시던 아빠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답니다.
내년이면 어느새 울 아빠도 환갑을 맞으십니다. 내년에는 엄마와 함께 해외여행이라도 시켜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평생 1남4녀의 뒷바라지로 고생하신 아빠의 굵은 뼈마디를 볼 때마다, 그을린 어깨를 볼 때마다 늘 부족한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축하를 아빠도 무척 기뻐하실 거라 생각하니 발걸음이 재촉되는군요.
여러분들도 부모님 생신 때 꼭 여기에다 소문내셔야 해요!
제가 꼭 축하 보내드릴께요.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