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우리집에서 킬러로 통합니다.
식물 죽이는 킬러요. 싱싱한 허브화분.. 제손에 닿으면 3일이면 죽습니다. 난이여? 한 일주일 싱싱하다가 삐리리~ 하고 말라버립니다. 화원에서 파는 노란약도 사다 꽂아주고 어디서 주워들은것처럼 음악도 들려주고 했는데 그래도 자꾸만 시들어버려요.
신랑은 넘 신경을 쓰니까 더 죽는거라구 하는데... 전 그게 얼마나 속상한지 모른답니다. 그렇지않아도 살림제대로 못해서 챙피한데 화초들까지 절 배신합니다.
오늘 까루프에 장보러 갔다가 동그란 화분에 우산손잡이처럼 고리가 달린 아이비를 보게 되었져. 전 만사 다 젖혀두고 그걸 사들고 왔습니다.
일단 먼지묻은 잎을 행주로 살살 닦아주고 애원을 했습니다.
제발 죽으믄 안돼! 넌 나의 마지막 기회란다..
물을 쭉 빼서 우리집 큰방문앞에 걸어놓았습니다.
초록식물 하나가 집을 이렇게 환하게 하는구나.. 감탄을 하는 동시에 걱정이 앞섭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네가 날 잘 받아주렴....
화초 잘 키울 수 있는 방법 뭐 없을까여?
전 이 아이비가 우리 방 가장자리를 둘러치고 있는 선을 따라 줄기를 쳐서 영국정원처럼 되는 걸 보고싶은데...
선배님들... 귀뜸해 주세여.
크리스틴 이었어여.